결혼생활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졸혼/[책]졸혼:결혼관계의 재해석<15>
결혼생활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졸혼
졸혼:결혼관계의 재해석<15>
- 생애 후반기 자기 주도적 삶에 대한 이야기-
결혼에 있어서 흔히 발견되는 친밀감을 망가뜨리는 것은 한 번의 심각한 행동이 아니라 의논되지 않은 채, 치유되지 않은 채 내버려진 사소한 상처들의 축적이다.
결혼에 실패한 한 남자가 그와 아내가 맞게 되었던 상황에 대해 슬프지만 구체적인 글을 썼다.*
어째든 우리의 결혼은 지옥 같지는 않았다.
그저 실망스러울 뿐이었다.
아내와 나는 서로 미워하지도 않았다.
그저 서로를 짜증나게 했을 뿐이다.
수년에 걸쳐 우리는 해결되지 않은 사소한 유감들을 창고 가득 모아왔다.
우리의 결혼은 마치 겉은 작은 실망들과 사소한 불평들로 치장이 되고,
내부는 부속품들이 더 이상 끼워 맞춰지지 않는 기계와 같았다.
상처는 우리가 사랑 없이 상대를 대할 때마다 생겨난다.
즉, 상의 없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다정한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냉담함을 보일 때,
격려보다 비난이 우세할 때,
두 사람이 함께 보내야 할 시간을 다른 사람 혹은 다른 활동에 빼앗길 때,
선물도 없이 생일을 보내고 결혼기념일을 기억조차 못할 때,
이기심과 게으름이 사랑 어린 행동을 대신할 때,
친절에 감사하지 않을 때,
안으려고 하는데 "내가 지금 바쁜거 안보여"라고 반응할 때...".
사랑이 넘치는 결혼에서도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때가 있다.
가끔은 일부러 그럴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의도하지 않은 상처로,
이 경우 나로 인해 겪는 고통은 알지 못한다.
이러한 상처는 신뢰와 정직함이 자라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한다.
이때 상처를 해결하는 과정 자체가 더욱 큰 이해와 친밀감을 만든다.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마음을 둘러싼 벽은 높아져만 가고
시멘트는 단단해져서 친밀함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게 되거나,
때로는 결혼 자체가 사라져 버린다.
마크 고만(Mark Gorman)의 말처럼,
사실 “결혼은 승리에 관한 것이 아니고, 그것은 지속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을 ‘지속시키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각고의 노력과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 졸혼(卒婚)이라는 화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는 성공적인 결혼이 사람마다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우리가 전통적으로 남성과 여성에게 부여한 성 역할,
부모의 지위,
개인의 문화적, 사회적 배경은
모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계가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영향을 미친다.***
한때는 사실상 이혼 혹은 별거생활을 에둘러 표현했던 졸혼의 개념들이
이제는 현대 사회의 요구에 맞춰 진화하고 적응할 수 있는,
그래서 여전히 우리의 결혼생활의 다양성을 반영하면서
우리의 결혼생활을 지탱해 주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 니키&실라리, 결혼, 알파코리아 역, 서로사랑(2007), p.150-151
** Sitive Marriage Quotes, Happy Wives Club, happywivesclub.com
***by Mark Travers, 2 Reasons Why Living-Apart-Together Marriages Are On The Rise, According To A Psychologist, forbes.com, Jun 13,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