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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D칼렴①]소개팅에서 ‘폭탄’과 ‘훈남(훈녀)’의 기준은 '듣는 태도'/진정한 대화의 핵심은 ‘경청’(1/2)

사랑/사랑칼럼

by 죽비 2019. 11. 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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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D 칼럼①]  Posted 2018.10.08 / Updated 2019.10.03


소개팅에서 ‘폭탄’과 ‘훈남(훈녀)’의 기준은 '듣는 태도'

- 진정한 대화의 핵심은 ‘경청’(1/2) -


 

“화창한 아침이라 정말 기뻐요. 하지만 전 비 내리는 아침도 정말 좋아해요. 

아침은 어떤 아침이든 다 신나지 않나요?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그만큼 상상할게 많잖아요” “제발 부탁이니 입 좀 다물어라. 조그만 아이가 정말이지 말이 너무 많구나.”1)

루시 모드 몽고메리 쓴 <빨강머리 앤>에서, 입양된 수다쟁이 귀여운 꼬마소녀 앤의 들뜬 감정표현에 대해 초록지붕 집의 안주인이자 보모격인 마릴나가 아침밥을 빨리 먹자며 재촉 하면서 나누는 대화의 일부이다.

그런데 오늘 내가 만나려고 하는 주변 이웃이 수다쟁이라고 소문이 나 있다면, 또 내가 지금 막 시작한 데이트 상대가 생각보다 말이 많은 수다쟁이라면 어찌 해야 할까?

어쩌면 처음에는 쉬지 않고 말하는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이 좀 어려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은 전혀 관심이 없는 주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

경청 하는 능력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 소양이지만, 하지만 그것은 의식적으로 깨워야 하는 초능력이라면 과도한 표현일까? 그것은 상대방에게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강화시켜 준다. 

적극적인 청취는 신뢰와 안전과 친밀감을  증진시킨다.

갈등을 해결하는 데 사용할 수 있고, 두 친구 사이의 문제에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가족과 친구를 더 잘 알게 되고, 믿을 만한 사람이 될 수 있으며, 동시에 훌륭한 대화자가 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2)

잘 경청 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다분히 시간을 들여 들어주는 헌신, 때로 마음 내키지 않을 때도 들어주는 헌신, 상대에게 분산되지 않은 관심을 기울이는 헌신의 발로다.3) 

'당신을 정말로 사랑한다'는 의미가 가장 잘 전달되는 행동은 그의 말에 경청하는 것이다. 

물론 그의 생각과 느낌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진지하게 상대방의 말을 듣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대로 경청을 하려면 휴대폰도 끄고 자신의 생각도 절제해야 한다. 

또한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머리를 끄덕이며 이해하고 있다는 몸짓을 해야 한다. 즉 상대방을 배려하고 그 순간에 충실하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그의 말에 동의한다는 말을 하거나 하이파이브를 해도 좋다. 

또 중요한 순간에 파트너의 팔을 건드리며 이야기에 경청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4)

온라인 미디어 아이엔시닷컴은 최근 칼럼을 통해 '5분 만에 상대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방법 중 하나로 ‘경청하라(Listen.)’는 방안을 제시했다.5) 

경청은 사람과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자질이고, 상대가 자신의 말과 생각에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무척 중요 할 뿐만 아니라, 잘 듣는 모습에서 그 사람의 열정과 기본적인 매너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도 내가 빌 캐루스를 찾아갔던 날을 기억한다. 

그는 역사를 가르치러 우리의 작은 마을 텍사스로 왔다. 

그는 옷을 세심하게 입는 멋쟁이였고, 내가 만나본 사람들 중에서 가장 재치가 있고 가장 세련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었다. 

어떤 이유로 해서 그는 이 조용하고도 투박한 소년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내가물었다.

“캐루스 선생님, 선생님이 하시는 것처럼 사람들과 재미있게 말하는 방법을 제게 가르쳐 주실 수 없을 까요? 저는 이야기 거리조차 찾아내지 못해요.”

“로이야, 재미있게 말하는 비결은 네가 먼저 사람들에게 재미를 느끼는 거란다.”

그가 한 눈을 찡긋하며 대답했다. 

그 간단한 충고가 25년 동안 수천의 사람들을 다루어오고 있는 정신과 의사인 내갠 지금까지도 큰 힘이 되고 있다.6)

 

‘재미있게 말하는 비결은 네가 먼저 사람들에게 재미를 느끼는 거란다.’라는 말은 그만큼 상대방에게 집중 한다는 것이다.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이 최근 대학생 449명(남 183명, 여 266명)을 대상으로 '소개팅 매너vs비매너'란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개팅에서 폭탄이 될 것인지 훈남(훈녀)가 될 것인지는 결국 '듣는 태도'에 달릴 것으로 조사됐다.7)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스물여덟 살의 레이는 기계화면과 경쟁하며 연애하는 형국이라고 평했다. 

“지금 세태가 그런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누구와 같이 있어도 진정한 유대감을 느끼지 못하니까요. 정보만 얻죠.” 

진정한 대화의 핵심은 ‘경청’이라는 MIT대학교수 인 셰리 터클(Sherry Turkle)의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에서 나오는 이야기이다.8)

 

실제 재혼맞선에서 상대가 휴대폰으로 제3자와 끊임없이 문자 등을 주고받을 때 돌싱들은 가장 심한 낭패감을 맞본다. 

돌싱남녀 616명(남녀 각 308명)을 대상으로 '맞선시 가장 심한 불쾌감을 불러일으키는 상대의 자세'에 대한 설문조사의 결과이다.9)

 

이 질문에 대해 남성은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9.4%, 여성은 43.2%가 '휴대폰으로 제 3자와 끊임없이 문자 등을 주고받는 것'으로 답해 각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사랑의 특징이 대화하고 자신을 값 없이 온전히 주는 거라면, 상대의 말을 듣는 것도 사랑의 중요한 특징이다. 

사랑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말할 때 열심히 들어 준다.10)  즉, 사랑한다는 것은 귀를 기울여 잘 듣는 것이다.11) 

우리가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지 않으면서 그들을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청하는 것을 배우지 않고서는 정말로 사랑할 수가 없다


참된 사랑은 항상 다른 사람의 필요에, 그리고 그러한 필요를 도와 주는데 집중한다. 사랑이란 타인에게 그들이 필요로 하는 관심과 존중과 이해를 주는 것을 의미 한다. 우리가 주고 싶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신의 현재와 기쁨과 미래의 발전을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을 주는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하고서 어떻게 그러한 관심과 돌봄 그리고 이해를 줄 수가 있겠는가? 그리고 내가 그들의 말을 경청하지 않을 때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가?12)

 

강원도 춘천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 이민정(가명)양은 학교ㆍ학원을 마치고 오후 5시쯤 집으로 돌아온다. 

오후 9시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가족과 놀거나 대화하는 일이 거의 없다. 

직장 때문에 다른 곳에 사는 아빠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집으로 온다. 

엄마와 저녁을 같이 먹을 때도 별로 얘기하지 않는다. 

엄마는 집에서도 스마트폰을 놓지 못한다.

"엄마 오늘 학교에서…." 거실에서 같이 TV를 보다가 이양이 먼저 말을 꺼내야 겨우 이야기를 나눈다. 

그마저도 엄마 휴대전화에 ‘카톡, 카톡’이 이어지고 전화벨이 울리면서 금세 끊어진다. 

이양은 “예전에는 ‘엄마, 카톡 하지 말고 나랑 놀자’고 해봤는데 그게 통하지 않는다. 

요즘엔 그냥 조용히 TV만 본다”고 말했다.13) 

대화와 경청이 문제가 아니라 아예 침묵이 흐를 뿐이다.

 

[출처및 인용, 참고문헌]

 

1) 루시 모드 몽고메리, 빨강머리 앤, 박혜원 옮김, 더모던(2019), p.13

2) Culture, Everyday Superpower: Active Listening, exploringyourmind.com, November 14, 2015

3) 닉스티네트 외, 9만년의 행복한 결혼이야기, 윤종석역, 도서출판NCD(2002), p.43

4) 행복한 커플이 항상 하는 7가지(「허핑턴포스트US 블로거이자 연애 사이트 YourTango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 KST, 2014년 12월 17일

5) 5분 만에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13가지 노하우, 인사이트, 2014-08-29

6) 알렌 로이 맥기니스, 사랑과우정의 비결, 지상우외 역, 크리스챤 다이제스트(1996), p.106-107.

7) 조용철 기자, 소개팅 최악 매너 2위 노골적 질문/1위?, fnnews.com, 2013-02-15.

8) 셰리 터클,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 황소연 옮김, 민음사(2018), P.267

9) 장종호 기자, 재혼맞선 때 '휴대폰 만지작' 최악 행동, sportschosun.com, 2013-09-16

10) D.H.스몰, 그리스도인의 결혼설계, 전용원 역, 기독교 문서선교회(1990),

11) 티치 나트한/불교승려

12) 몰튼 T. 켈시, 관심 그리고 사랑의 실천, 천병욱 역, 예찬사(1994), p.98-99

13) 정종훈 기자, "엄마 카톡 말고 나랑 놀자"…가족끼리 대화 하루 13분뿐, 중앙일보, 2018.05.08

 #이미지 사진 pixabay

 



*저자 도서목록

http://www.bookk.co.kr/khn52

khn5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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