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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 현실에선 통하지 않아 / 결혼전체크리스트②

결혼/결혼이야기

by 결리재 2020. 1. 7.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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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에 대한 그 여정과 서사/결혼전체크리스트②


로맨틱 코미디 현실에선 통하지 않아

 

"재미로 사니? 동지애로 사는 거지" 연애 7년차, 이제 가족보다 편한 사이가 된 퓨전한식 계의 스타 쉐프 원철(옥택연)과 네일 아티스트 소미(이연희)는 더 이상 서로를 봐도 설레지 않는 감정 때문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결혼을 앞두고 불안해지는 마음을 감추려 원철에게 백허그를 시도하며 "오빠. 우리 결혼하면 무슨 재미로 살아?"라고 귀엽게 묻는 소미에게, 감정표현에 서투른 원철은 "재미로 사니? 동지애로 사는 거지"라는 무뚝뚝한 대답을 남기며 소미를 실망 시킨다.1)

실제 로맨틱 코미디가 현실에선 안 통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에든버러에 있는 헤리엇 와트 대학의 인간관계 전문가들은 ‘런어웨이 브라이드’(Runaway Bride), ‘노팅힐’(Notting Hill) 등 로맨틱 코미디가 연애전선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고 영 BBC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완벽한 사랑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감을 높여 종종 상대방과의 관계 형성을 막기 때문이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는 '누군가가 중요한 의미로 다가오면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내가 원하는 것을 그 사람이 안다'는 환상을 심어준다는 것. 또 운명이나 희생 등을 과신하도록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실제 심리학자들이 1995~2005년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40개 작품을 분석한 결과 공통 주제가 비현실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분석대상은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 주연의 ‘유브 갓 메일’(You’ve Got Mail), ‘러브 인 맨해튼’(maid in Manhattan), ‘웨딩 플래너’(The Wedding Planner), ‘당신이 잠든 사이에’(While You Were Sleeping) 등이다.

호메스 박사는 “결혼 상담사들은 종종 성생활이 항상 완벽해야 한다거나 당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알아채야 한다고 믿는 커플들을 보게 된다”며 “대중매체가 사람들에게 이러한 생각을 심어준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완벽한 관계’를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대중매체에 묘사되는 것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한 킴벌리 존슨은 “로맨틱 코미디가 새로운 관계의 ‘짜릿함’을 묘사하지만 보통 몇년이 걸려 생기는 ‘믿음’과 ‘헌신적인 사랑’을 만나는 순간 존재하는 것처럼 잘못된 생각을 심어준다”고 말했다.2)

 #1. 결혼에 대한 솔직한 견해            배우 류*이 결혼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1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컨벤션 헤리츠에서 열린 MBC 새 주말드라마 ‘천 번의 입맞춤’ 제작발표회에서 류*은 결혼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이날 류*은 극중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것과 관련, 실제 결혼에 대한 소견을 말해달라는 질문 받았다.

이에 “내가 결혼을 했으니까 무조건 결혼이 좋다고는 말 못하겠다”며 운을 뗀 뒤 “결혼 전에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면 결혼해보면 진짜 좋다고들 했는데 직접 해보니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얻는 것이 많지만 잃는 것이 더 많은 게 결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것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결혼 생활에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3)

 #2. 결혼후 신혼기분은 고작 6개월 정도           돌싱(‘돌아온 싱글’의 줄임말)들의 결혼 경험에 따르면 달콤한 신혼 기분은 고작 6개월 정도만 유지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온리유가 비에나래와 공동으로 돌싱 남녀 570명(남녀 각 285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첫 결혼 후 신혼의 달콤한 기분이 지속된 기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 질문에 대해 남성 응답자의 45.6%와 여성의 31.9%가 ‘6개월’로 답해 각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 그 뒤로는 남성의 경우 1년(19.6%), 결혼식 당일만(13.1%), 2년(11.6%) 등의 순이고, 여성은 결혼식 당일만(25.6%), 1년(19.2%), 2년(12.4%) 등의 순위다.

비에나래의 손동규 대표는 “결혼 직후에는 부부가 서로 다른 성격과 습성 등을 상대에게 적응해 나가는 기간으로 신혼의 달콤함과 함께 언쟁 또한 가장 많다”라며 “특히 개성이나 취향이 뚜렷하고 양성 평등 의식이 강해 의견 충돌이 많을 수 있으므로 현명하게 대처해야 무리 없이 결혼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혼기분이 사라지게 된 주된 동기’로는 남녀 똑같이 ‘소소한 언쟁이 쌓여서’(남 53.0%, 여 35.4%)를 첫손에 꼽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남 23.5%, 여 28.4%)가 뒤따랐다. 그 외 남성은 ‘배우자 가족의 간섭’(17.6%), 여성은 ‘큰 어려움이 닥쳐서’(27.0%)를 이유로 들었다.

온리유의 이경 본부장은 “결혼 후 같은 공간에서 매일 같이 생활하다보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단점들이 많이 나타날 수 있다”라며 “특히 언행을 삼가지 않고 무절제한 모습을 자주 보이면 상대에 대한 신비감이나 존경심이 사라져 이성으로서의 매력도 반감되기 쉽다”고 말했다.4)

 #3. 결혼은 사랑과 다르다           '미소년통신' 은**이 결혼에 대해 언급했다. 12월 10일 방송된 QTV '미소년 통신-은희 상담소'에 게스트로 출연한 지*은 20대 중반으로 결혼을 생각하게 된다며 어떤 남자를 만나야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은**은 "많이 만나봐라"고 조언했다. 이에 지*이 이해하지 못하며 "여자도 많이 만나보는 게 좋냐"고 묻자 은**은 "결혼하려면 만나야하지 않냐. 기왕이면 많은 남자를 만나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어 은**은 "사랑과 결혼은 다르다. 결혼에 대한 환상이 많다면 실망한다. 결혼은 희생이다. 직접 사랑해라"고 덧붙였다. 결혼과 이혼을 경험한 인생 선배로서 건넨 조언이라 더 눈길을 끌었다.5)

 


얼마 전에 옷장을 정리하다가 편지가 가득 찬 상자를 발견했다. 바닥에 앉아 하나하나 다 읽어 내려갔다. 남편 데이비드가 받은 연애편지들이었다. 편지를 읽는 내 마음은 무너질 것 같았고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잘생긴 사람! 섹시하고 로맨틱하며 심성 깊고 사랑이 넘치는 내 자기야, 지금 뭐해?"

"자기가 보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아!"

"자기 인생에 진짜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아!"

나는 도대체 이 여자가 누구냐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편지를 읽자 그녀에 대한 시샘으로 가득 찼다. 그녀는 섹시하고 재밌고 로맨틱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남편에게 푹 빠져있었다는 것이다! 어떤 편지에는 그림도 직접 그려 넣고 또 키스마크도 있었다. 분홍색 립스틱 자국은 마치 어제 남긴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남편의 애인이 보낸 편지를 읽는 느낌이었지만, 사실 이 편지는 내가 20대였을 때 보낸 것이었다.

여러 가지의 감정이 북받쳤지만 나는 창피함을 느꼈다. 왜냐하면 그 편지를 쓴 아가씨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마흔 살 먹은 두 아이의 엄마만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남편을 갈망한다는 느낌은커녕, 단순히 '원 한다'는 느낌조차도 주지 못했다. 룸메이트나 친구 정도로 남편을 대한 것이다. 편지를 읽으면서 옛날의 그녀가 없어졌다는 생각을 했다. 즉 데이비드가 사랑에 빠져 결혼한 그녀 말이다. 나는 데이비드를 늘 격려하는 애인이었고 늘 웃었으며 춤을 즐겼고 모든 것에서 기쁨을 찾았다. 그런데 결혼 이후의 나는......상자를 닫고 편지를 제자리에 넣어 놨다.6)

“결혼에서는 서로 10년 동안 알고 지냈다는 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사람은 진화한다. 그들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필요한 것도 바뀐다. 지금의 당신과 2년 후의 당신은 다르다. 만약 당신이 배우자와 계속해서 사랑에 빠질 수 없다면, 그가 자신만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걸 존중할 수 없다면, 결혼은 그저 제도에 불과하며 아내라는 것은 직함일 뿐이고 사랑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7)  이혼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결혼에 대한 진실과 개달음에 대한 쥴리 프리스라는 여성이 겪었던 지난 결혼에 대한 소감이다.

때마침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016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꿈 많던 어린 시절, 매사에 자신감 넘쳤던 직장 생활을 거쳐 지금은 한 아이의 부모로 살아가는 ‘경단녀’의 일상을 그렸다.

특히 아이를 낳고 전업주부가 된 이후 달라진 일상 속에서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 답답함을 느끼는 주인공 지영과 그런 아내를 지켜보며 함께 아파하는 남편 대현의 모습은 기혼인 이들에겐 ‘가족’이란 공감을 자아낸다.

반면 1982년에 태어난 지영이 일생을 관통하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어야 했던 차별과 폭력, 시련은 미혼남녀에게는 결혼에 대한 환상을 무참히 깨뜨리는 현실이기도 하다. 몇 십 년간 별개의 개인으로 살았던 두 사람이 가정을 꾸려 ‘일심동체’가 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 과정에서 갈등은 남녀가 극복해야 할 중요한 문제다.

그런 면에서 결혼이란 게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선택의 문제다. 결국 영화는 지금 한국 사회에 큰 화두를 던진다.8)

 

 


1) [티브이데일리 윤효정 기자], '결혼전야'가 말한 결혼 전 말하지 말아야 할 것들, 2013. 12.12

2) 김영화 기자, “로맨틱 코미디 현실에선 안통한다”, 헤럴드경제, 2008.12.17

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원숙영 인턴기자 류진 “솔직히 결혼은 완전히 다른 세상” 2011.08.16

4) 이송이 기자, 신혼의 달콤함 고작 6개월뿐이라고?, 한경닷컴 bnt뉴스, 2011-12-13

5) [뉴스엔 김찬미 기자], '미소년통신' 은지원 "결혼은 희생, 환상 많으면 실망", 2013.12.11

6) Traci Bild, 나는 더 이상 남편이 원하는 여자가 아니다, The Huffington Post, 2014년 10월 27일

7) Brittany Wong, 이혼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결혼에 대한 14가지, The Huffington Post, 2015년 12월 15일

8) 이동림 기자, 결혼 환상 깨뜨린 ‘82년생 김지영’, 우먼타임스, 2019.10.29 

#이미지사진 pixabay



*필자 도서목록


http://www.bookk.co.kr/khn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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