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8.07
[야다/소마이야기①]모유수유 / '가장아름다운 사진'
- ‘중력의 법칙을 무시한 가슴 높이에 둥근 유방’(1/3) -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Playboy)가 지면에서 누드사진을 없애겠다고 밝힌 가운데 마지막 누드 표지모델로 배우 파멜라 앤더슨(48)을 선정 했다.
파멜라 앤더슨은 지난 1989년 10월호를 시작으로 14차례 플레이보이 표지모델로 등장했었다.1) 그런데 이 글래머 섹시스타 파멜라 앤더슨이 칸에서 가슴 노출 사고를 냈다. 파멜라 앤더슨은 작년 프랑스 칸 영화제의 파티에 얇은 어깨 끈이 눈에 띄는 화이트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커다란 가슴을 우아한 머플러로 살짝 가리며 섹시미를 과시한 그녀는 과도하게 큰 가슴 때문에 얇은 옷이 살짝 내려가면서 가슴 주요 부위가 카메라 앞에서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말았다. 파멜라 앤더슨은 이 상황을 전혀 모르는 듯(?) 취재진 쪽으로 걸어가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2)
‘커다란 가슴을 우아한 머플러로 살짝 가리며 섹시미를 과시한 그녀’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영화에서도 나온다.
도박판에 목숨을 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타짜’. 이 영화에서는 정사 장면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의 젖가슴이 화제가 되었다. 관객들은 여배우의 볼륨 있는 가슴에 감탄하면서 “여배우의 가슴(유방)만 보고 나와도 아깝지 않다” “가슴이 얼마나 크던지 눈에 확 들어왔다”는 식의 인터넷 게시판에 관람 후기를 올렸다.3)
관객들은 영화 스토리나 작품의 완성도보다 여배우의 가슴에 푹 빠져든 것이다.
이처럼 ‘중력의 법칙을 무시한 가슴 높이에 둥근 유방을 그린 르네상스의 그림'을4) 보고 인간의 육체는 더 이상 삶에 장애물이나 방해물이라기보다는 인간의 본질적 존재의5)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는다.
배우 봉**가 가족 여행 중 아내의 모유수유(母乳授乳) 장면을 촬영해 대중에 공개했다.
“가장 아름다운 사진”이라고 평가했다.
봉**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아내이자 사진작가인 하***(원**)이 첫째 아들 시*와 둘째 딸 본*와 함께 해변에서 앉아 있는 사진 한 장을 올렸다.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아내는 둘째를 안고 있었다. 봉**는 “본*가 배가 엄청나게 고팠고, 원*는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있습니다”라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봉**는 “어떠세요?”라는 질문으로 공공장소에서 아이에게 수유하는 엄마 모습에 대한 대중의 의견을 물었다.6)
자신이 모유 수유하는 모습을 소셜 미디어에 공개하는 엄마도 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레카 니아리(39)다.
그는 “공공장소에서의 모유수유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향해 모유수유의 장점을 설명하기도 한다.7)
유방에 대해 가장 오래된 의학적 기록은 3400여 년 전 이집트의 파피루스에 나타난다. 모유가 잘 나오게 하는 방법이 적혀 있다. 영어에서 여자를 ‘female’이라 부르는 것도 유방과 관련이 있다. 접두어 ‘fe’는 빤다는 뜻. female이란 젖을 빨게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유방의 한자어는 ‘乳(젖유)-房(방방)’. 즉 젖이 들어 있는 방이란 뜻이다.
좌우 유방 사이 움푹하게 들어간 부분을 응중(膺中), 유방의 중앙에서 조금 아래쪽에 있는 원통 모양의 돌출 부위를 유두(젖꼭지)라고 한다.
계집녀(女) 자에 두 개의 점을 붙이면 어미 모(母)가 된다. 이 두 점은 바로 유두를 뜻한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유방을 젖, 젖통, 젖퉁이 등으로 불렀다. 수유기관의 호칭일 뿐 성적인 뉘앙스는 풍기지 않았다.8)
의학 학술지 ‘흉부학’(Thorax)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유방이 봉곳한 이유는 아기의 폐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9) 진화 된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영국 사우샘프턴대학 과 미시간주립대 수의과대학연구팀은 10년에 걸쳐 1,456명의 아기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관찰했다.
A그룹은 4달 이상 모유 수유, B그룹은 4달 미만 모유 수유, C그룹은 모유 수유를 하지 않았다. 그 결과 4달 이상 엄마 젖을 직접 먹은 아이들의 호흡이 강하고 폐도 가장 건강했다. 이에 앞서 선더랜드대학 연구진은 아기에게 6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하면 모유의 면역 성분이 아이들의 천식 발병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기들은 엄마 젖을 먹을 때 젖병을 빨 때보다 3배 정도 더 힘을 써야 하고, 엄마 젖을 빠는 게 힘든 만큼 아기의 폐 기능이 좋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또 모유 수유는 산후 체중 감량에 도움을 주고 산모의 유방암, 당뇨병, 류머티즘 관절염 등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참고로 한국의 모유 수유 비율은 현재 35% 정도로, 미국의 50% 대에 크게 낮은 편이다.
노루웨이 스타방에르 대학(University of Stavanger)의 박사 후 연구원인 그립스루트(Gripsrud)에 따르면, 모유수유는 역사적으로 유아영양의 표준으로 간주되어 왔고, 유아의 생존조건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어 아이가 적어도 2~3세가 될 때까지 모유 수유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는 "종으로서, 인간은 포유류이며, 모유수유는 또한 생물학적 존재로서의 우리의 본성을 강조"한 특징이었다고 말한다.10)
어느 학교 가정시간에 아이를 기르는데 모유가 우유보다 좋 점을 세 가지 들라는 시험문제가 나왔다.
그랬더니 한 학생이 “첫째, 소화가 잘된다. 둘째, 신선하다. 그리고 한창 궁리 끝에 셋째, 그 용기가 비닐로 된 우유병보다 비교도 안될 만큼 멋이 있다”라고 답을 썼다. 유머가 곁들여진 멋진 답안이라 생각한다.11)
문제는 공공 모유수유의 사회 수용성에 대한 논쟁이다.
공공 모유수유의 사회 수용성에 대한 논쟁에 대해 캘리포니아 민법 제43-3항은 어머니와 그녀의 자녀가 함께 있는 경우 사적 또는 공적장소 관계없이 모유수유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12) 이처럼 대부분의 모유수유 법령은 어머니에게 편리하고 필요한 모든 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할 권리를 부여하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모유수유가 가능하지만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는데 이는 모유수유 장면의 일부를 가려야 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13)
실제 2015년 독일의 한 버스 안에서 우는 아기에게 젖을 물린 엄마에게 버스 기사가 모유 수유를 멈추거나 다른 버스를 타라고 소리를 친 일이 있었다.
이후 독일에서는 공공장소 모유수유가 공론화되었고, 공공장소 모유수유를 장려하는 해시태그 캠페인(#ProjectMamamstillt)이 시작됐다. 이 비슷한 일이 미국에서도 벌어졌다.
미국 CNN은 텍사스의 한 공원 가족풀장에서 10개월 된 아기에게 젖을 먹이던 미스티 도거로(Misty Daugereaux)가 겪은 황당한 일을 소개했다.
풀장 매니저와 안전요원이 젖을 먹이는 것은 풀장 규정 위반이라며 그녀에게 젖을 가리거나 풀장을 떠나라고 말했고, 그녀는 그 규정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그녀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풀장에서 쫓겨났다.
도거로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나는 패배감을 느꼈다” 라고 말했다.
텍사스주법에는 ‘아기 엄마는 자신에게 권한이 있는 어떠한 장소에서도 젖을 먹일 권리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텍사스시는 도거로씨에게 사과했고, 시의 방침과 절차를 재검토하고, 필요하면 개정하겠다고 발표했다.14)
사진-pixabay
하지만 여전히 현실에서 모유수유를 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특히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는 ‘가슴 노출’을 이유로 종종 논란이 된다.
식당에서 모유수유를 하던 여성이 직원에게 화장실이나 다른 층으로 갈 것을 요구 받거나, 비행기 안에서 아이에게 젖을 먹이던 엄마가 옆자리 승객에게 "역겹다" "내 남자친구를 유혹하려 한다"라고 폭언을 듣는 식이다.
이는 양성평등 지수가 높다는 서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진·영상 공유 SNS 인스타그램이 모유 수유 사진을 음란물이 아닌 정상적인(?) 게시물로 허용한 것도 2015년이다.15)
최근 온라인에서는 '탈코르셋'에 대한 관심과 인증샷이 활발하다.
과거에는 코르셋을 입은 여성이 미의 기준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듯, 사회상에 따라 여성에게 강요되는 획일화된 미의 기준과 외모에 대한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한 취지에서 '탈코르셋'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16)
이런 변화 속에서도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가 도대체 언제까지 부끄럽고 힘든 일로 여겨져야 하는 것인가 에 대해 배고픈 내 아이에게 밥을 먹여야 하는 엄마들에게는 불쾌하고 속 상할 뿐이다.
아이에게 엄마의 가슴은 유아식을 제공하는 생명줄이다.
‘공공장소 에티켓’이라는 말로 재단하며 모유수유 조차도 성적으로만 치부하려는 경향은17) 현실의식에 뒤 떨어져도 한참 뒤 떨어진 전근대적 사고방식이라 보여 진다.
결혼전에물어야할186가지질문
http://www.bookk.co.kr/book/view/78385
1) 도민선 기자, 파멜라 앤더슨, '플레이보이' 마지막 전라모델 선정, 머니투데이, 2015.12.04
2) 스포츠조선닷컴, 파멜라 앤더슨, 가슴 중요부위 노출 사고…카메라 앞 '당당 포즈', 2014-05-19
3) 이호갑 기자, [헬스&뷰티] 그녀/가슴이 눈부셨다, donga.com, 2009-10-07
4) 낸시 에프코트, 미(美), 이기문 역, 살림(2000), p.227
5) 로빈슨/크리스천의 선언
6) 신은정 기자, “어떠세요?” 여행 중 아내 모유수유 사진 올린 봉태규, 국민일보, 2018-10-05
7) 박은주 기자, “내 남자 탐내지 마” 비행기서 젖 물리던 美 엄마에게 ‘폭언’한 승객, 국민일보, 2018-10-03
8) 이호갑 기자, 위의 글
9) 김미영 기자, 봉곳한 가슴 다 이유가 있네, 코메디닷컴, 2008.11.14
10) Ida Irene Bergstrøm, Kilden kjønnsforskning.no, Why do some consider public breastfeeding as inappropriate?, sciencenordic.com, August 17, 2017
11) 이어령 외, 멋과美(「자연스러운 생명감의 미학」), 삼성출판사(1992), p.132-136
12) Criminal Defense Attorney, Does Breastfeeding in Public Qualify as Indecent Exposure?, criminaldefenseattorneysandiego.com, February 2, 2016
13) Joanna L. Grossman, The Controversy Over Public Breastfeeding: Breast May Be Best, but Objectors Say Not in My Backyard (or Airplane), verdict.justia.com, 20 Mar 2012
14) 서정환 기자, [미국]텍사스의 한 공영풀장에서 젖 먹이던 아기 엄마 쫓겨나, 웨딩TV, 2019.06.20
15) 김은영 기자, 할리우드 스타는 왜 유축기 화보를 찍었나, m.chosun.com, 2019.01.18
16) 안현진(kwen) 시민기자, '여자는 이래야지'하는 사회... 나는 매일 '탈코'에 실패한다, 오마이뉴스, 2018.11.15
17) Sera Ku, 열혈 엄마도 참을 수 없는 '모유수유' 스트레스 5, huffingtonpost.kr, 2016년 03월 03일
사진-pic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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