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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결혼관계의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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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죽비 2018. 9. 8.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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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결혼관계의 재해석


아무리 공유하는 세계가 크고 중요하다 하더라도, 여전히 자기만의 세계, 자기만의 관심사, 자기만의 인간관계, 자기만의 생각, 자기만의 목표가 있어야한다.


프랑스의 평론가 텐느(Taine)는 한평생 같이 살아야 하는 인고의 결혼생활에 대해서 “사람들은 3주일 동안 노력하고, 3달을 서로 사랑하고, 3년을 서로 다투고, 30년을 서로 참으며 지내야 한다.”고 설득 했다.① 결혼 후 30년을 서로 참고 지내다 보면 그 기간 내 대부분 죽음이 부부를 갈라놓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에는 대부분의 부부들이 죽음 때문에 지금 보다 휠씬 빨리 결혼생활의 끝을 보았다.

그런데 그 시대에 해당되는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라는 결혼 서약의 의미는, 지금은 결혼 생활 중에 겨우 반 정도의 시간을 함께 보냈거나 아니면 미처 절반을 채우지 못한 시점에 해당될 뿐이다.②


http://www.bookk.co.kr/book/view/35854


이제 한 사람과 해로하기엔 인간의 수명이 극적으로 길어졌고 가부장제적 억압을 더 이상 디폴트값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만큼 여성 인권도 향상됐다. 그래서 본질적으로는 사랑하는 두 사람이 일평생 모든 것을 함께한다는 결혼제도의 가정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영원히 모든 것을 함께 해야 하는 것이 결혼이라고 생각하다 보면 오히려 결혼의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고③ 또 ‘사랑을 위해 결혼한다’는 것이 더 이상 가족의 구성, 물질적 안정, 부모 되기 등을 뜻하지는 않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그것은 오히려 모든 측면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자기 자신이 되는 것, 자기의 개인적 길을 따라 아주 멀리까지 과감히 나가되 파트너의 끊임없는 후원과 동료애에 기댐으로써 이 두 세계가 가진 최상의 것을 얻는 것을 뜻한다.④ 이런 의식의 변화 흐름 속에 등장한 졸혼의 개념은 생애 후반기 삶을 설계할 때 적지 않는 변화를 줄 것임을 알게 된다.

 

‘졸혼 =완전한별거’가 아닌 “파트너와 정기적으로 거리를 두고 함께 지낸다.”는⑤ 졸혼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기인생의 후반전을 자기주도적 삶으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졸혼의 이런 부분에 주목하면서, 졸혼과 관련된 많은 내용들을 현재의 결혼문제와 결부 시키면서, ‘혼인과 이혼사이’ ‘졸혼’의 개념을 정착 시킨다면 현재의 결혼생활을 또 다른 관점에서 풍요롭게 이끌 수 있는 대안으로 보고 있다.

 

이제 부부라 하더라도 상대방 때문에 자신을 온통 희생하는 것은 무가치한 일이다. 아무리 공유하는 세계가 크고 중요하다 하더라도, 여전히 자기만의 세계, 자기만의 관심사, 자기만의 인간관계, 자기만의 생각, 자기만의 목표가 있어야한다. 특히 지금까지 각각의 배우자들은, 결혼생활의 여러 단계에 따라 정도가 달라지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이런 부분들을 많이 잃고 살았다.⑥ 레프 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리나』를 통해 알려져, 이젠 ‘안나 카레리나 법칙’으로 통용되는 명제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각 다르다” 말은, 결혼이든 졸혼이든 이제 그것은, 옳고 그름 혹은 긍정적 부정적인 인식의 문제가 아닌 각각의 부부가 본인들의 형편에 따라 선택,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음을 알리는 말임을 알 수 있다. 



① 삐에르 뷔르네, 사랑론, 민혜숙 역, 탐구당(1986), p.90

② 한스 옐루셰크, 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는가, 김시형 옮김, 교양인(2008), p.13-18

③ <뉴욕타임스>, 더 깊은사랑원하면 ‘결혼안식년’가지세요, 미주한국일보, 2016.12.28

④ 울리히 벡/ 엘리자베트 벡-게론샤임, 사랑은 지독한 혼란, 강수영외 옮김, 새물결(2002), p.293

⑤(男性からのご相談)“卒婚”がおすすめなワケと失敗しないポイント, PAPIMAMI(papimami.jp)

한스 옐루셰크, 위의 책,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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