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병제...... 선거공약 일환으로 모병제가 다시 거론되기 시작하지만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대 청년들에게는 여전히 와 닿지 않는 먼 훗날의 얘기이다. 모병제를 언젠가 하더라도 지금 당장 군복무중인 청년들에게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대하고 취업에 실패할 경우 등록금 미상환 등으로 저신용자로 전락하게 된다. 현역 군복무 장병들에게 근로노동법 주 52시간 기준으로 월급여 지급이 우선 선행 되어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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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도 차별 겪는다"…與, 청년대변인 '82년생 김지영' 논평 철회
연합뉴스 2019.11.03. 오후 5:21 100+
4. 세미나에서 제시된 ‘군복무기간’ 보상액 4046만원(2016년기준)
- [신간]82년생 김철수①/‘병역독박에 대한 유급평가 전환요구 20대 남성 목소리 반영 -
글 싣는 순서 1. 20대 남성들의 ‘국방 의무에 대한 형평성’ 문제제기‘ 2.‘법과 원칙의 공정한 적용’요구 3. 20대 남성들의 군복무에 대한 인식 4. 세미나에서 제시된 ‘군복무기간’ 보상액 4046만원(2016년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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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프랑스의 철학자 실비아 아가친스키는 “시간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을 시장 가치로 편입시킴으로써 서구의 시간이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라고 주장한다. 현대인은 손목에 정밀한 시계를 찬 채 일 분 일 초를 돈으로 환산하게 되었다는 주장이다.1)
그런가 하면 영국 중부 워릭대학의 이언 워커 경제학 교수는 시간이 돈임을 입증하는 공식을 만들어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하나의 해법을 제시했다. 워커 교수의 방정식에 따르면 영국에서 1분의 경제적 가치는 평균치로 남성이 10펜스(약 2백원)로 계산됐다. 시간의 금전적 가치를 시간당 임금·세율·생활비 등의 요인을 종합해 만든 이 방정식은 V=(W(100-t)/100))/C라는 공식으로 나왔다. V는 한 시간의 가치, W는 시간당 임금, t는 세율, C는 생활비다.2)
‘군복무기간’의 경제적가치는?
그래서 우리는 ‘1시간 낮잠이 주는 경제적 가치는’ ‘숲의 경제적 가치는’‘도립공원의 경제적 가치는’‘교통시설의 경제적 가치는’‘기상정보의 경제적 가치는’‘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이라는 말과 표현에 익숙하다.
그럼 ‘대한민국의 20대 남성들의 군복무 기간에 대한 경제적 가치는’......?
희소성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라 사람마다 떠올리는 대답이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시간이 가장 희소하다는 점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한다. 그렇지만 시간이 공짜라고 착각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희소한 시간을 낭비하며 허튼 곳에 쓰는 사람들이다. 시간의 기회비용을 인식하지 못한 탓이다.
누구에게나 평생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다. 돈벌이를 위한 일은 기본으로 해야 한다. 다양한 취미 활동도 해보고 싶다.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심리학도 배우고 싶고 영화나 별자리도 알고 싶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을 하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희소하다.3)
이처럼 시간이 희소하다고 말하지만, 20대 대한민국 남성들은 시간이 공짜라고 착각하는 전근대적인 헌법 규정 때문에 군복무가 젊은 시기에 자신들에게 주어진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대표적 사례이자 성차별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의 기회비용이다’라는 한 경제단체가 제작한 교과서에서도 시간의 희소성과 그 중요성에 대해 가르친다.
1시간의 자유시간을 가진 진수를 생각해 보자. 진수는 1시간 동안 경제학 공부를 하거나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진수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본다면 경제학 공부를 해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의 가치를 포기하는 비용을 치른 셈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진수가 1시간 동안 경제학을 공부한다면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볼 때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의 가치를 포기하는 비용을 치른다.
이와 같이 희소한 시간을 어떻게 쓸지 결정할 때 어쩔 수 없이 비용을 치러야 한다. 희소성 때문에 한 가지를 선택함으로써 포기한 것을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위에서 경제학 공부를 선택할 때의 기회비용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시청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의 가치이다.
사람들은 비용이라고 하면 보통 음료수 값 2000원, 바지 값 3만 원처럼 물건의 구입비용을 떠올린다. 그렇지만 경제적 사고방식에 따르면 비용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경제학자들이 자주 인용하는 ‘공짜 점심은 없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 말에는 희소성, 선택, 비용의 개념과 이들 개념 사이의 고리가 모두 포함돼 있다. 희소성 때문에 사람들은 선택해야 하고 모든 선택에는 비용 또는 희생이 발생한다. 여러 선택 대안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는 순간 다른 대안을 포기하는 것이다. 바지를 사는 데 쓴 돈은 CD를 사는 데 쓸 수 있었던 돈이지만 이제 CD를 살 수는 없다. 이처럼 의사결정에서 발생하는 진짜 비용은 구입비용이 아니라 선택의 기회비용이다. 경제학에서는 ‘기회’라는 말을 생략하고 그냥 ‘비용’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이때도 뜻은 여전히 기회비용이다.4)
어렸을 땐 하루가 참 길게 느껴지다가, 나이 들어 하루가 화살처럼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물리적 `시계시간'(clock time)과 마음으로 느끼는 `마음시간‘(mind time)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 듀크대 기계공학 교수 애드리안 베얀이 저널 <유러피안 리뷰>(European Review)에 게재한 소논문에 따르면, ‘마음시간’은 일련의 이미지들로 채워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이미지들은 감각기관의 자극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이 이미지를 처리하는 속도가 나이가 어릴수록 더 빠르다는 것이다. 이는 젊은 시절 학습과 연관된 위치에서 생활하는 것이 한 인간의 생애에 어떤 꿈을 성취하는데 매우 유리하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5) ‘마음시간’의 과학적 원리가 어린 시절 혹은 감수성이 예민한 젊은 시절의 주변 환경이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우리에게 깨우쳐 주는 것이다.
또 우리가 삶을 가장 충실하게 보내는 방법이나 가르침은 당신에게 시간은 가장 소중한 자원임을 항상 인식하고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시간을 결코 돌아오지 않는, 그래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해주는 개개인에게 할당된 한정된 무형의 자원이기 때문이다.
20대의 중요성: 성장을 위해 준비해야 할 시기
진화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기간, 즉 성장과 변화를 위한 특별한 시간을 마련해 놓고 있는데, 때마침 이 시기는 간단한 노출이라 하다라도 극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걸 우리가 시기로 표현한다면 어린이들은 5세 이전에 듣는 언어를 쉽게 배우게 되고. 출생 후 3개월에서 8개월 사이에 양안 시력을 발전시킨다.
이렇게 주어지는 중요한 기간은 학습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기회의 창이지만, 이 기회를 놓친다면 후에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음을 알 수가 있다.6) 주역(周易)이나 구약전도서에 나오는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다’는 말을 연상 시키다.
그런 면에서 20대의 뇌, 즉 전두엽은 20대 중반에 도달 할 때까지 완전히 성숙되지 않는데, 이는 이때가 성인으로서 사회인으로 필요한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 20대 이후에 전개되는 삶을 자신이 원하는 삶의 패턴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7) 자연의 진화가 우리 인간에게 특별히 배려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0대를 어떻게 보내느냐 여부에 따라 인생의 갈림길 혹은 삶의 변곡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버지니아 대학의 임상 심리학자 멕 제이(Meg Jay)는 테드(TED, 2013)에서 행한 '왜 30대는 새로운 20대가 아닌가?‘(Why 30 is not the new 20)란 제목의 강의에서8) 20대를 성인의 가장 중요한 10년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결혼과 직업, 육아가 비록 대부분 20대 이후에 벌어질 일들이라고 해서 20대부터 계획할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20대는 심리적으로 현실과 미래에 거리감을 느낀다. 그래서 우리는 20대를 낭만이니 청춘이니 하면서 '20대는 그냥 지나가버리는 10년간의 시간'이라는 고정 관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멕 제이(Meg Jay)교수는 이런 고정관념은 잘못 된 것이며, 오히려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스스로 '성인'에 대한 의식과 정체성, 자아를 가지라고 주문한다. 그러면서 그 20대를 '인생의 라스베이거스'에 살도록 용인하는 지금의 느슨한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시각도 전했다.
또 20대 프리랜서 기자이며 작가이자 블로거인 프랜시스 브릿지(Frances Bridges)는 같은 20대 동년배들에게 현재 우리가 누리는 이 ‘20대 청춘’의 시기는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절대적인 시간이므로, 원하지 않는 일이나 주변에 있고 싶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시간을 낭비 하지 말자고 하면서, 심지어 소셜미디어에도 너무 빠져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경계하자고 제안 한다.9)
하지만 우리의 20대 청춘 ‘이남자’들은 신성한 ‘국방의무’라는 이름으로 20대 인생을 라스베이거스가 아닌 군병영에서 ‘원하지 않는 삶’을 보내고 있다.
‘이남자’들은 자신의 생애에 가장 중요한 시기, 학습과 경험습득에 가장 왕성한 시기에 ‘병역의무’라는 이름으로 학습현장과 경험현장에서 완전히 배제된, 어떤 면에서 ‘의식이 정지’된 시베리아지대에 머물러야 한다. 그렇게 일정한 시간을 보낸 후 완전히 머릿속이 텅텅빈, 그래서 영혼이 완전 방전된 상태에서 ‘제대’라는 이름으로 학습현장과 경험현장에 복귀하게 된다.
결론은 대부분 학업기간과 겹치고 또 사회에 적응하기위한 첫 관문이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남자’들이 군대를 가야하고, 이로 인해 ‘이남자’들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인생의 공백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취업준비가 안되니 당연히 경쟁에서는 밀릴 수밖에 없다.
청년 고용시장이 '남성 열위'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게 현실이다.10) 여기에다 학습현장에 복귀한 ‘이남자’들은 자신의 젊음을 바친 무용담을 이야기 하려고 한다면(사실 이시기에 이것 밖에 경험한 게 없으니 당연하지만) 병역의무를 수행하지 않아도, 그래서 취업준비에 앞서 있는 주변들로부터 ‘군무새’라고 타박 받는다.
타박은 이뿐만이 아니다. 오로지 애국이라는 군복무의 신념으로 자신의 한 목숨을 희생한 장병들의 영결식장이나 위령제에 군 책임자들로 부터 외면 당한지 오래 되었고 ‘장병들의 죽음’은 불미스러운 일, 교육을 잘못 받은 탓으로, 취업경쟁에서 뒤지는 것은 축구와 게임에만 몰두하는 무책임한 생활자세 때문에, 그리고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 징징대지 말고 해외로 나가 어디 일자리라도 찾아 각자도생의 길을 찾으라는 조롱을 받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아예 일상화 되었다.
그래서 시간은 당신의 가장 소중한 자원이고 20대는 ‘성장을 위한 시간’(Time Primed For Growth)이라고 하지만 병역을 ‘의무’로 수행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이남자’들에게는 꿈같은 얘기 일 뿐이다.
‘부모보다 못 사는 첫 세대’ 등장
우리에겐 작품 <이방인(異邦人)> <시지프의 신화>로 잘 알려진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젊은 시절 가장 잘못된 죽음의 방법은 ‘자동차 사고’로 죽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11) 이런 식이면 우리나라의 경우 젊은 시절 가장 잘못된 죽음의 방법은 ‘국가의 부름을 받아 국가를 지키다 희생한 것이 아닌가’ 라고 단언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20대 남성은 이제 완전히 고립됐다. 여성에게 배척당하고, 기성세대로부터 배척당하고, 자신의 젊은 목숨을 걸고 지킨 나라로 부터 배척받았다고 생각한다.
소설 '젊은 날의 초상'에서는 젊은 날의 방황과 절망이 젊은 날의 특권이라고 했다. 영화 ‘바보들의 행진’의 ‘고래사냥’에서는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동해 바다로 갈 이유와 필요성이 있음을 알렸고 또 수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젊은 날의 ‘특권’과 ‘신화’ 대신에 화력발전소에서, 지하철스크린도어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 하면서 오로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컨베이어 벨트’와 싸워야하는 생존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물리적시간 18~22개월/마음의 시간 40~50년’을 군복무에 충실 하는 동안 취업경쟁에 밀리고 괜찮은 일자리는 세습과 반칙으로 입도선매 되고 ‘이남자’들에게 남은 것과 돌아온 것은 학자금 빚과 ‘군무새’라는 조롱뿐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빼앗긴‘ 남성의 자리를 되찾아 와야 한다는 욕구가 불탄다. 지난 2014년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군 가산점제’ 도입에 대해 찬반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군 가산점 부활 찬성이 61.7%로 반대 23.3%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군 가산점 부활에 찬성하는 남성은 74.2%인 반면 반대는 19.5%에 불과했다. 교대가 신입생 선발정원의 25~40%를 남학생에 할당하는 것처럼 실제 교사 임용시에도 ‘군복무를 필한’ 남교사를 일정 비율 이상 뽑도록 하는 ‘남성 교원 임용 할당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12)
다행(?)인 것은 아직 취직하지 못한 ‘이남자’들을 대상으로 고용부가 졸업·중퇴 2년 이내 청년을 대상으로, 올해 총 8만 명을 지원예정으로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신청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청년에게는 현금 인출은 불가능한 클린카드에 포인트로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 동안 취업 준비 비용을 제공하되, 구직활동 계획서를 작성하고 신용조정 대상자 수준의 ‘사전 동영상 교육’을 수강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13)
군복무로 인해 취업기회를 잃고 경쟁에서 처져 조롱을 받으며 그나마 신청해서 당첨되면 클린카드 포인트를 받아 연명하는 한마디로 처참한 ‘이 남자’들의 현실이다.
산자와 죽은 자의 차이가 없는 현실이다. 단군조선 개국이래 국방의무를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런 이유로 가장 홀대받고 경쟁에 처지고 천덕꾸러기 신세라는 평가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부모보다 못 사는 첫 세대’가 될 것이라는 청년들의 우려가 크다.14)
통계청이 내놓은 ‘무급 가사노동 가치평가’자료(2014년)에 따르면 전업주부 가사노동 가치를 연간 2315만원으로 추계하고 있다.15) 김성훈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전문위원은 ‘군 복무,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란 주제로 하태경의원실이 국회에서 주관한 토론회에서 “군에 입대하지 않는 대신 받을 수 있는 급여총액을 군 복무기간에 대입해 계산한 결과 2016년 기준, 군 복무로 인해 개인당 4046만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16)
우선 ‘이 남자’들의 군복무 기간 중 최소한 이정도 금액이라도 보존 해줘야 국가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그래야 군 복무 후 그 돈의 일부를 취업과 사회적응에 필요한 경비로 지출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남자’들이 분노하여 결국 군복무에 대한 과도한 불만이 더 쏟아져 사회적문제로 쟁점화 되기 전에......그리고 군대란 힘없고 빽없는 20대 흙수저 출신 청년들만 가는 곳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무급국방소집을 ‘유급’으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다.
그들이 이 땅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유능한 지휘관(?)아래서 “물리적 시간 18~22개월/마음의 시간 40~50년”을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고 ‘부하’로써 군복무에 충실했다.
이제 그들의 ‘소집기간’만큼 국가가 그들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에 응답해야 할 차례이다. 그리고 통계청과 국방부는 ‘이 남자들’을 위해서라도 가칭 ‘무급 국방의무 가치평가’자료를 만들어 그들이 클린카드 포인트 지원대상자가 아닌 대한민국의 한 사회구성원으로써 자부심을 갖고 사회활동을 시작하도록 그들이 젊은 목숨을 담보로 이행한 군복무의 가치에 대한 평가를 반드시 해 주어야 할 것이다.
‘한국식’ 지아이 빌(G.I. Bill) 제공
사회와 국가가 젊음과 목숨을 걸고 병역의무를 수행한 ‘이 남자’들에게 해준 것은 무엇인가?
배가 고픈 어느 취준생이 편의점 김밥에 손을 대다 범법자로 몰리고, 이를 딱히 여긴 형사가 따뜻한 밥 한 끼 사먹으라고 건네준 돈 2만원과 그리고 채무불이행자 수준의 교육을 받았을 때 그것도 제한된 인원에 배정된 최대 6개월이라는 한시적 클린카드 포인트로 지원되는 월 50만원씩 정도의 구직활동지원금이 전부이다.
군복무로 취업기회를 놓친, 세계12위 무역국가 대한민국의 20대 남성의 희망 없는 서글픈 현실을 서술한 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군대에서 보내는 시간은 결코 인생의 낭비가 아니다. 또‘ 군대에서 배우는 인생수업’이란 것도 있다. 어떤 사람은 군 생활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 동료와 협업하는 것, 규칙에 따르는 것 등등을 군대생활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경우 대부분 집안배경이 금수저이거나 젊은이들이 취업준비를 몇 년간 하더라도 충분히 점심값과 교통비를 지원해 줄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집안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또 적응과 취업에 실패하면 외국유학을 떠날 수 있는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물른 어떤 사람들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운명을 잘 선택하고 운이 좋아 성공한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군복무 후 이로 인해 취업준비에 실패한 상태에서 졸업한 경우 학자금융자 빚에 시달리면서 삶의 한계에 힘겨워하고 있다.
그래서 군복무를 한 젊은이들에게 노동법 주52시간에 준하는 월급여를 복무기간만큼 쌓아놓았다 이들이 제대할 때 그 급여를 지급한다면 그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했을 때 충분히 안정적으로 자신의 능력으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 할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에서 군인을 뜻하는 `지아이(G.I.)`라는 속어를 따서 `지아이 빌(G.I. Bill)`로 불렸던 `제대군인의 사회적응지원 법안`의 사례를 한번 참고 해보자.
제2차 세계대전 종전(終戰)에 대비해 1944년 제정된 이 법안은 제대군인들에게 저금리 주택담보 및 사업자금 대출을 제공하고 대학교육 등록금과 생활비 등 교육비를 지원하며, 실업급여를 제공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했다.
그런데 이 제도는 단순히 제대군인 보상 차원에 그치지 않고, 징집된 많은 미국인들에게 교육과 주택 마련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미국의 인적자본을 구축하고 중산층을 육성해 미국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평가이다.
2007년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 명문 사립대학이 부자들의 귀족학교에서 벗어난 계기로 `지아이 빌`을 통해 이루어진 제대군인에 대한 대학등록금 지원을 언급한 바 있다.
특히 대학 진학 같은 미국 전체의 고등교육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넓은 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10여 년 사이 대학 진학자들을 두 배 이상 증가시켰고, 이와 함께 보다 저렴한 담보대출금리로 주택 보유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고등교육과 주택 보유에 기반 한 중산층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2년 미시간대학의 존 바운드 교수와 버지니아대학의 세라 터너 교수는 `지아이 빌`이 미국 고등교육의 `민주화(Democratization)`를 이루었다는 일반적 추론이 실증적으로 입증될 수 있음을 센서스 데이터와 엄밀한 계량경제학 방법론을 통해 제시한 바 있다.
결국 `지아이 빌`은 징병제하에서 군복무로 불가피하게 야기되는 개인의 희생에 대한 국가의 경제적 보상에 관한 것인데, 이 과정에서 오히려 미국 경제가 발전하는 새로운 원동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국가안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면 오히려 그 희생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통해 국가 전체에 이득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체제를 만들어야 징병으로 군에서 복무하는 청년들이 귀중한 자원이라는 인식과 이에 대한 합리적 의사결정도 강화시킬 수 있다.17)
또 이 정도 보상으로 군복무를 원하는 여성들이 있다면 이들에게도 군문을 개방 하면 된다. 그러면 줄어드는 병력보충도 보완이 되고 여성 또한 국방수행에 따른 남다른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성별로 다른 20가지 뇌의 특성>(Male Brain vs. Female Brain: 20 Differences, Backed by Science)에 보면18) 여성이 보다 더 멀티태스킹에 유리한 뇌구조 및 활동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포함 최근의 뇌 연구는 다중작업. 즉 멀티태스킹 업무는 오히려 여성들에게 보다 더 적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고도의 다중적 전자전이 예상되는 현대전의 체제아래 여성병력이 긴요한 자원이 될 수 있음을 암시 하는 것이다. 당연히 여성들 중 체력을 중시하는 전투과 지원을 원한다면 그렇게 배치해도 될 것이다.
예산은 IT기술과 업무의 자동화로 남는 잉여 공무원 숫자를 자연스럽게 줄이고 국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공기업의 월급여를 조정하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낙하산 CEO나 감사 자리를 폐지하면 된다. 궁극적으로는 불필요한 공기업 해체, 국회의원 숫자를 줄이고 지자제의원들을 모두 명예직으로 돌리고, 그동안 기능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여성가족부나 통일부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폐지하여 예산을 절약하면 젊은 사병들의 군복무에 대한 보상액은 별도의 국가예산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젊은이들은 국가생존의 미래를 걸머진 자원이다. 이제 이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주면 군복무후 사회 기반에 필요한 경비를 마련해준 국가에 대해 감사 할 것이다. 이런 장치나 지원제도 없이 “군 생활에서 배울 수 있는 인생수업” 같은 공허하고 허망한 얘기는 그만 해야 할 것이다. 어느 종교 경전의 가르침은 “말씀이 필요한사람들에게는 말씀을 주되, 빵이 필요한사람들에게 빵을 주라”는 것이다. 현재 64개국에 이르는 전 세계 징병제 운영 국가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병역 복무에 대한 보상 제도를 두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19)
의무복무 장병 당사자들 89%가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제대지원금 지원을 가장 필요한 제도로 꼽았다.
지금까지는 너무나 당연히 해왔던 20대 남성의 군복무. 이들을 제대로 대우해 주는데 시기상조란 있을 수 없다. 경기도의 ‘일하는 청년통장 사업’은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3년 만기 후 1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해 주는 사업이다. 지자제도 청년의 미래를 위해 노력 하는데, 국가는 왜 이들을 외면하는가?
지금 이 시각에도 25~34세 대한민국 청년들이 대학 입학과 동시에 빚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학자금 대출→취업난→자금난→2금융권 대출 및 대출돌려막기→채무 불이행’이란 악순환 속에서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급기야는 불법사금융까지 손을 대는 경우가 흔해진 것이다.
A씨는 “학자금 대출이 끝인 줄 알았는데 막상 취업이 안 되니 취업을 준비하려고 또 대출을 받아야 한다”라며 “지금처럼 알바만 전전하다가는 취업마저 점점 멀어질 것 같아 다시 대출을 받아 취업 준비에 매진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청년 부채의 문제는 그 대출의 '질(質)'이 나쁘다는 점이다. 상환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캐피탈ㆍ카드사 등 2금융권으로 떠밀려 고금리 대출을 받게 된다. 급전이 필요해 잠깐만 빌려 쓰고 갚으려던 대출은 '장수 취준생(취업준비생)' 기간을 거치며 급격히 불어난다. 금리상승 등 대외여건이 조금만 악화돼도 부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는 것이다.20)
우리도 미국처럼 국가가 `지아이 빌(G.I. Bill)`같은 제도를 갖추고 있었다면 이런 비극은 쉽게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이런 정책이 ‘N포세대’를 스스로 자립하게 하고 그들은 꿈을 키워가는 둔턱을 마련해 줌으로써 그들 또한 국가의 국민으로써 자부심을 가질 것이다.
저출산 비혼의 해답은 그들 당사자들에게 직접 지원을 통해 스스로 자립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군무새’는 더 이상 돈이 없어 데이트할 수 없는 남자들이 아닌, 적어도 2~3년간은 취업준비를 하면서도 데이트를 하는 비용도 댈 수 있는, 건강한 대한민국 남성임을 국가가 인정하고 증명하는데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국가가 결혼하지 말라고 해도 그들은 결혼하려 할 것이다.
[글출처 및 인용,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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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세상읽기] 모병제 같은 징병제 '지아이 빌', 매일경제, 2016.09.21
18) Uncommon Science/Human Brain, Psychology & Mental Health, learning-mind.com
19) 연합뉴스TV 김중배 기자, 군 복무는 당연한 의무? 복무자 89%는 "보상 필요", 2019-05-14
20) 내미림 기자, 벼랑 끝 내몰린 20대 청년들…빚 없인 시작조차 할 수 없다, 금융소비자뉴스, 2019.01.16
*필자: ‘전환기사회(가족)+Study' 대표.
도서목록/필자의서재(http://www.bookk.co.kr/khn5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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