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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재혼/황혼재혼이야기]8. 황혼이혼의 대안/'관리 별거'와 '졸혼(卒婚)‘

재혼/황혼재혼

by 결리재 2016. 10. 29.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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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재혼/황혼재혼이야기]8. 황혼이혼의 대안/'관리 별거'와 '졸혼(卒婚)‘


노부모와 자녀를 모두 부양해야 하는 우리 사회 50대 부부 4쌍 중 1쌍은 결혼생활이 해체 위험단계에 있으며, 5쌍 중 1쌍 꼴로 결혼생활이 불만족스럽지만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가 ‘한국 베이비부머 패널 연구(1955∼1963년생 2078명 대상 설문)’ 자료를 토대로 이들의 결혼관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50대는 결혼생활이 대체로 안정적이지 못했다.

조사결과 결혼생활이 불만족스럽고 불안정해 해체의 위험을 지니고 있는 부부의 비율이 24.9%에 달했다. 또 결혼생활은 불만족스럽지만, 부부관계는 지속하고 있는 부부의 비율은 21.4%였다. 46.3% 정도의 부부가 결혼생활이 불안정하다는 의미다.

반면, 현재 자신의 결혼생활에 만족하는 50대 부부는 이보다 적은 43.6%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부부 갈등 상황에 대한 대처는 ‘회피’가 47.0%로 가장 많았다. ①


① 황혼이혼의 대안/ '관리 별거'와 ‘졸혼(卒婚)’


▷ '관리 별거'

그래서 이혼을 하거나 이혼으로 가는 별거 생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 결혼을 지키기 위한 시도로서 전문가가 개입한 상태에서 지속적인 관리와 상담을 받는 새로운 별거 형태가 시카고 지역에서 주목받고 있다.

시카고의 CBS TV는 결혼 생활에 문제를 겪고 있는 부부들 사이에서 새로운 경향으로 떠오르고 있는 '관리 별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부문제 전문가인 멕 헤이크래프트는 "관리 별거는 일정 기간 양방의 행동에 대한 세부 사항이 명기된 계약에 따라 부부가 별거 생활을 하며 결혼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임상의 리 라파엘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관리 별거의 계약내용들은 이혼 변호사가 아닌 카운슬러에 의해 협의되는데 부부들은 관리 별거 기간에 이혼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것에 동의한 뒤 얼마동안 계약을 유지할지와 누가 이사를 나갈 것인지는 물론 자녀 양육, 상호 방문, 데이트, 성관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협상, 계약서에 명기하게 된다.

계약 기간이 끝난 뒤 부부들은 이를 연장할지, 혹은 재결합할지, 아니면 이혼할지를 결정하게 되는데 전문가들은 관리 별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의 부부들이 이혼을 피해 재결합을 시도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CBS는 이 같은 관리 별거를 경험했던 부부들 가운데 한때 대화단절 등 결혼생활 위기를 겪다 현재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크룩씨 부부를 소개하기도 했다.

헤이크래프트는 "관리 별거의 계약에 명기된 구체적인 사항들은 문제를 겪고 있는 부부들에게 과거 자신의 행동들을 바로잡고 싶어 하도록 일깨우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450만 명이 별거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②

버지니아주 샬롯빌에서 건축 기사로 일하는 에밀 스토이셀(65)은 “자녀들과 같이 살 때는 잊어버렸던 부부간 성격 차이와 문제점들이 갑자기 두드러져 보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유치원 교사인 리즈는 “아이들이 있을 때는 그래도 부부가 지금처럼 각자 살지는 않았다”며 “아이들이 독립한 후 이제 부부는 한밤중에 서로 스쳐지나가는 두 척의 배처럼 타인처럼 살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는 언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밤에는 조용히 쉬고 싶었던 남편은 아내가 친구를 데리고 오는 것이 못마땅했다. 아내는 남편이 뒷정리를 하지 않는다고 잔소리를 늘어놨다. 부부는 결혼 상담을 받았고 이혼 얘기도 나왔지만 막내딸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는 기다리기로 합의했다.

그러던 중 스토이셀 부부는 막내딸이 대학을 졸업한 직후에 특이한 해결책을 찾았다.

리즈는 에밀에게 더는 같이 살고 싶지 않다며 “당신도 나도 즐겁지 않으니 우리는 서로에게 방해만 될 뿐”이라고 말했다. 에밀은 상담을 다시 받아보자며 집을 증축해서 리즈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을 늘리자고 제안했다. 리즈는 그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리즈가 이혼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부부가 따로 살면서 결혼생활 2막을 맞길 원했다.

“우리가 좀 더 건설적으로 살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나는 여전히 남편을 사랑하고 깊이 존중했다.” 에밀은 아내의 제안이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는 것은 아내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대로 살 수 있다는 뜻이었다. 나도 기를 펴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뜻이었다.” 부부는 같이 집을 보러 다녔고, 원래 살던 집에서 8km 떨어진 곳에 리즈가 살 집을 구했다.③

부부가 따로 산 지 벌써 6년이 흘렀다. 부부는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리즈의 집에서 저녁을 같이 먹고, 수요일 저녁은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목요일에서 일요일까지는 남편 집이나 아내 집에서 같이 잔다. 부부는 함께 산책하고 밤에는 외식도 한다(부부는 의류 비용을 줄여서 ‘두 집 살림’ 비용을 감당한다).

부부는 이런 방식이 두 사람이 이혼까지 이르는 파국을 피할 수 있었던 묘책이라고 믿는다. 에밀은 “이제 서로에게 자기가 원하는 방식을 강요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리즈는 “예전에는 의무적으로 함께 시간을 보냈다면 이제는 같이 있는 시간이 알차졌다”며 “예전처럼 같이 있는데도 고독한 느낌은 없다”고 말했다.

리즈는 “인생의 새로운 챕터가 열리는 것처럼 신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리즈는 ‘그 후로 따로따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Living Happily Ever After, Separately)’라는 책을 집필했다.


‘졸혼(卒婚)’

니시 유리코(66)씨는 최근 남편 이토 요시히데(63)씨에게 부부 생활 36년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질문을 던졌다. '평소 꿈꿔 왔던 일에 결혼이 걸림돌이 된 적이 없느냐'는 것이었다.

세 아들 모두 결혼해서 이미 집을 떠난 후였기 때문에 부부에겐 양육의 의무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수십 년간 카메라맨으로 일하다 은퇴한 남편은 고향인 미에(三重) 현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패션 디자이너인 니시씨는 유행의 중심인 도쿄를 떠나기가 어려웠다. 결국 부부는 '졸혼(卒婚·결혼생활 졸업)'을 해서 한 달에 한 번꼴로 만나며 각자의 삶에 충실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일본 내에서 니시씨 부부처럼 이른바 결혼을 졸업하는 '소츠콘('졸혼'의 일본식 발음)족(族)'이 늘고 있다고 CNN이 지난주 보도했다.

소츠콘은 원만하게 결혼 생활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화 끝에 갈라서는 이혼과는 다른 개념이다. 부부가 동거 생활을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어 별거와도 차이가 난다.

2004년 '소츠콘을 권함'이라는 책을 쓴 스기야마 유미코(衫山由美子)씨는 소츠콘을 "오랜 결혼 생활을 지속해 온 부부가 결혼 의무에서 벗어나 각자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책이 나왔을 때만 해도 소츠콘은 생소한 단어였다. 하지만 2013년 유명 개그맨 시미즈 아키라씨가 "노년에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는 이유로 '소츠콘 선언'을 한 이후 일반인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소츠콘이 대두된 주원인으로는 고령화로 인해 결혼 생활 기간 자체가 길어졌다는 점이 꼽힌다. 스기야마씨는 후쿠이(福井)신문 인터뷰에서 "인생의 후반부까지 부부라는 관계에 얽매여 평생 소망했던 일들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CNN은 "가정과 남편을 위해 희생해 온 중장년층 아내들이 소츠콘을 찬성하는 분위기"라며 1년 전 소츠콘을 한 주부 야마모토 가즈미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소츠콘 후 평생의 꿈이었던 미용실을 열기 위해 히로시마(廣島)에서 도쿄로 이주했다. 또 30~60대 주부들을 대상으로 '소츠콘 세미나'도 개최하고 있다.

이 세미나에 참석한 한 56세 여성은 "남편은 나를 하녀 정도로 생각하지만 더 나이가 들거나 병이 생겼을 때 외로울 것 같아서 굳이 이혼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고 소츠콘을 희망하는 이유를 설명했다.④

아쉽게도 우리의 경우에는, 전문가 도움 등 이혼직전 별거 형태에 대한 사회적관심이나 당사자들의 지지 및 이에 대한 다양한 경험 등이 없는 상황에서 별거 경험자 중 절반 가까이가 별거를 하면서 배우자와의 관계가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말하는 등 별거에 따른 부부관계 개선 효과가 거의 없다는 조사 결과만 갖고 있다.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별거 경험자 208명을 대상으로 별거 실태 설문조사를 실시 밝힌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3.3%가 ’별거 후 배우자와의 관계가 나빠졌다’, 48.8%는 ’관계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배우자와 관계가 좋아졌다는 응답은 7.9%에 그쳤다.


② ‘다시 사랑하기’ 와 인생 로드맵 짜기

대 부분의 인간은 남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혼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⑥ 그래서 그런지 가정보다 일을 더 중시하는 일본 사회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 다시 사랑하기

기차 역장인 후카츠(56)씨는 결혼한 지 30년이 됐다. 밤늦게 퇴근한 그가 집에서 하는 일은 씻고, 먹고, 자는 게 전부였다. 아내와 30년을 함께 생활했지만 두 사람 사이는 오히려 더 멀어졌다.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그는 요즘 아내를 좀 더 잘 알기 위해 노력한다. 불평 대신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고, 1년 전부터 가사일도 돕는다. 결혼 이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랑 한다'는 말도 자주 한다.

지난주에는 '애처가의 날' 행사에도 동참했다. 난파 직전의 결혼 생활을 구하기 위해 뭔가 특별한 것을 하기 위해서다. '일본 애처가 협회'는 매년 1월31일을 '애처가의 날'로 정해 지난달 31일 2년째를 맞았다. 이 날 만큼은 늦어도 8시까지 퇴근해서 아내의 눈을 보며 '고마워'라는 말을 한다는 것. 아직 많지는 않지만 참가자들이 늘고 있다.

아내보다 직장을 우선해야 한다고 교육 받아온 일본 남성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일본 사회의 이 같은 변화는 두 가지 측면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올해는 종전 직후 태어난 세대가 60살이 되는 해로, 전례 없이 많은 남성들이 정년퇴직해 집에서 아내와 시간을 보내야 한다. 또 남편 연금의 더 많은 몫을 배우자에게 주는 연금법 개정도 원인이 되고 있다. 이 법안은 오랫동안 남편으로 부터 외면 받아온 아내들이 연금을 받을 시점에 참고 살았던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떠날 수 있도록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의 이혼율은 1000쌍 당 2쌍으로 비교적 낮다. 그러나 1985년 26만천여 쌍 이후 2005년을 기준으로 60% 급증한 수치다. 특히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해온 사람의 이혼율은 같은 기간 동안 두 배 늘어나면서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여성이 이혼을 요구한 경우가 훨씬 많다.

남자 평균 수명이 78살로 세계 최장수국 가운데 하나인 일본 남성들은 아내로 부터 이혼을 당한다면 그만큼 긴 황혼을 외롭게 보내야 한다.

상당수는 주부들은 자녀들의 독립으로 자유 시간이 늘어나는 40대에 이후 '자신의 현재 생활이 행복한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된다고 한다.

애처가 협회에서 자문을 하고 있는 사다오(67)씨는 과거 아내에게 좀 더 배려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그의 아내는 7년 전 그가 퇴직하기 직전 집을 나갔다.

"아내는 내조를 잘해 주었습니다. 매일 아침 밥상을 차려주고, 집안일을 도맡아 했죠. 그러나 내가 보답한 것은 아무 것도 없어요. 매일 후회하고 또 후회합니다.

아내는 떠나면서 가족사진 한 장 도 갖고 가지 않았어요. 그때 내가 아내를 내몰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는 두 딸과 두 아들조차 부모의 이혼 책임이 아버지에게 있다고 한다며 지난날을 아쉬워한다.

'애처가 협회'는 최근 본부가 있는 도쿄 북부 츠마고이 마을에서 "양배추 밭에서 사랑을 외쳐라'라는 행사도 가졌다. '츠마고이'는 일본어로 '아내 사랑'과 발음이 비슷하다. 그런 이유로 부부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가 되면서, '애처가 협회'도 이곳에 본부를 둔 계기가 됐다.

백 여 명의 50대 참가자들은 츠마고이의 넒은 들을 배경으로 아내에게 보내는 사랑의 메시지를 외치며 아내를 사랑한다는 결심을 새롭게 다졌다. 후카츠 역장도 이 행사에 참석한 뒤 아내에게 '사랑해요'라고 보다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이전까지 세추코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어요. 지금은 더 자주 말하고 싶어지고, 사랑한다고 하면 기분도 좋아집니다." 후카츠씨의 이런 달라진 모습은 아내의 마음도 움직이게 만들었다.

"두 딸도 곧 결혼하고 집을 떠나게 될 텐데, 우리 부부 끼리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야 겠죠. 남편도 그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믿게 됐어요."⑦

그런가 하면 또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을 손글씨로 써서 전달하는 운동이 한 노인병 전문의에 의해 시작됐다. ‘공수래공수거’. 빈 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다 맞는 말은 아니다.

인생을 살면서 적어도 하나 얻어가는 것이 있다. 바로 후회. 죽음을 앞두고 후회석인 탄식을 쏟아 내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어차피 후회뿐인 인생이라지만 이 후회를 조금이라도 덜어보자는 뜻에서 ‘생애 마지막 손편지’ 쓰기 운동이 한 노인병 전문의에 의해서 시작됐다.

노인병 전문의라는 특성상 주로 노인 환자들과 그들의 삶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할 기회가 많았다. 대부분의 대화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노인들의 감정은 후회가 지배하고 있었다.

깨어진 우정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 가족과 친구들에게 나의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자녀들에게 잔소리 많은 엄마, 권위적인 아빠로 기억될 것이라는 것에 대한 후회… 인생을 뒤돌아보면서 온통 후회할 일만 남겨 놓고 죽음을 맞이하는 노인 환자가 거의 전부였다.

그래서 이 의사는 노인들에게 생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도록 격려하기 시작했다.

현재 ‘스탠포드 편지쓰기 프로젝트’ (Stanford Friends and Family Letter Project)란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각 주제별로 이미 준비된 편지 내용을 작성하기에 앞서 참가자들이 7단계에 걸쳐 인생을 간단히 되돌아 볼 수 있는 순서부터 시작한다.

내 생애에서 소중한 사람 떠 올리기, 가장 소중했던 순간 기억하기,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사죄하기, 나한테 잘못한 사람 용서하기, ‘감사해요’ ‘사랑해요’라고 말하기 등등이 편지 쓰기 전 편지 내용을 한번 미리 정리해보는 시간이다.

이미 생애 마지막 편지 쓰기에 참여한 사람들의 편지 내용은 후회로 가득했지만 편지를 받는 사람에게는 감동이 아닐 수 없다.

한 환자는 부인에게 쓴 편지에서 “더 많이 사랑해 주지 못한 것이 후회 스럽네”라 썼고 자식들에게 칭찬표현을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부모로서의 후회도 많았다. “아들아 전공을 바꾸면서까지 네 꿈을 실현한 것이 매우 대견스럽다” “나한테 인생은 버거운 짐 같았는데 너는 그 장애물들을 모두 극복 했구나” 등 자식과 얼굴을 맞대고 하지 못한 말들 글로 풀어낸 부모들도 많았다.

사죄와 용서의 내용도 주를 이뤘다. 한 아버지는 딸에게 “네가 자랄 때 네 곁에서 있어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삶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혼을 선택하지 않을 것을 약속 한다”라며 편지를 통해 용서를 빌었다.

의사가 생애 마지막 손편지 쓰기 프로젝트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수년전 한 환자의 죽음을 지켜보면서다.

이 환자는 해병대 참전 용사로 군인출신답게 평생을 무뚝뚝하게 살아 온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말기 암으로 병원 생활을 하는 동안 부인은 매일 면회와 침대 옆에서 시간을 보내면 함께 TV를 시청했지만 부인과 대화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병세가 악화되자 죽음을 직감했는지 환자는 입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는데 대화 상대는 담당 의사였다.

그의 대화 내용 역시 후회로 가득했다. 부인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것, 아버지를 따라 해병대에 입대한 아들을 칭찬해주지 못한 것 등에 대한 후회였다.

그날 오후 의사는 부인과 아들에게 환자와 나눈 대화 내용을 전했는데 반응은 의외였다. 평생을 감정 표현 없던 사람이 그런 말을 할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의사는 환자가 직접 작성한 편지를 캠코더로 촬영해 부인과 아들에게 증명이라도 하듯 보여줬고 결국 부인과 아들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⑧

우선 부부의 사랑에도 공짜는 없다. 좋지 않았던 부부 사이가 나이 들었다고 어느 날 갑자기 좋아지는 법은 없다는 말이다.

먹고사느라고, 아이들 기르느라고 소진된 사랑의 에너지를 보충해야 한다. 이 역시 공짜로는 안 되며, 다시 한 번 관심이라는 씨앗을 뿌리는 수밖에 없다. 상대방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한 노력, 즉 ‘감정의 노동’ 없이는 관계가 좋아질 수 없다.⑨

> 대화하기

원래부터 말이 안 통했다고, 새삼스럽게 할 말도 없다고, 꼭 말로 표현해야 아느냐고 하면서 말을 안 하기 시작하면 점점 더 입을 닫게 된다.

대화 없이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알 수도, 자신의 욕구를 표현할 수도 없다. 물론 대화에 앞서 상대방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서로의 취향 존중하기

젊었을 때는 아내가 남편의 취향에 맞추거나 무조건 따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자신의 취향을 상대방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이 행복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상대방의 취향과 의사를 존중해주는 것이 기본이다.

>활동은 ‘따로 또 같이’

아무리 부부라도 각자가 좋아하는 활동이 다를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하면서 배려하고, 마음 맞는 활동을 같이 하는 것이 바로 ‘따로 또 같이’다.

질병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모를까,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한다든가 매사에 기대어 사는 것은 성숙한 부부관계로 볼 수 없다.

>집안일 나눠하기

집안일은 사소해 보이지만 노년의 부부관계에서 참으로 중요하다. 설거지, 세탁기 돌리기, 빨래 정리하기, 청소, 쓰레기 버리기, 장보기 등 작아 보이지만 없어서는 안 될 집안일을 기꺼운 마음으로 나눠서 하자.

처음에는 아내를 위해서 시작했지만, 아내와 사별하게 되자 그것이 결국 자신의 홀로서기를 위한 바탕이 되었음을 깨달았다는 남성 노인도 있다.

>서로를 불쌍히 여기며 감사하기

노년 부부가 서로에게 갖는 감정 가운데 가장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측은지심, 바로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다.

인생길을 같이 걸어온 동지애를 유지하려면 서로의 존재에 감사하는 마음과 애틋하게 여기는 마음이 필요하다.

▷ 인생로드맵 짜기

인생의 목표가 있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즉, 꿈을 크게 꾸면 꿀수록 더 오래 산다는 것이다.⑩

캐나다 칼레튼 대학(Carleton University) 심리학과의 패트릭 힐 교수와 미국 로체스터 의대(University of Rochester Medical Center) 심리학과의 니콜라스 투리아노 교수는 지난 14년간에 걸쳐 사망한 56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생 목표(Purpose in Life)가 있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시 말해 ‘성인에 걸쳐 인생의 목표가 죽을 운명을 결정 한다’는 것이다(Hill and Turiano, Psychological Science, 08 May 2014). 따라서 인생을 살면서 목표가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또 다른 목표를 세우는 것이 더 오래 사는 첩경이라는 것이다(Science Daily, 12 May 2014).

이러한 효과는 젊은이뿐만 아니라 나이 든 노인에게도 나타난다. 이는 어떤 연령에 있는 사람이라도 인생의 목표(꿈)를 갖게 되면 오래 사는 효과가 나타나고 목표를 빨리 찾을수록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나이 든 사람일수록 사망 위험에 더 직면하게 되고, 퇴직 등으로 기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일과 일상을 상실한 뒤에는, 삶의 목표가 더 필요해지므로 목표 설정을 통해 새로운 원동력을 찾게 되면 보다 건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트릭 힐 교수는 “목표 설정에 따른 어떤 독특한 작용이 장수로 이어지게 하는 것 같다(there's something unique about finding a purpose that seems to be leading to greater longevity)”고 결론지었다.

또, 미국 뉴욕소재 시내산루크의 루즈벨트 병원(Mt. Sinai St. Luke's-Roosevelt Hospital)의 랜디 코헨 박사, 알란 로잔스키 박사, 그리고 시락 바비시 박사도 인생의 목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죽을 위험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심장병에 걸릴 위험도 적다는 사실을 밝혀냈다(Cohen & Bavishi & Rozanski, Psychosomatic Medicine, 01 Dec 2015).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고 강화시키면 건강을 증진시켜 오래 산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인생의 목표와 죽음의 위험, 특히 심장병과의 관계를 연구한 전의 데이터를 다 모아 메타분석(meta-analysis)에 들어갔다.

무려 10개의 메타분석에 미국과 일본에서 136,000명의 참가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미국은 주로 ‘인생의 목표(a sense of purpose)’ 또는 ‘인생의 의미(meaning in life)’ 또는 ‘다른 사람들에 도움을 준다’는 항목을 평가했고, 일본은 ‘이끼가이(ikigai)’, 즉 ‘삶의 가치’를 평가했다.

참가자들의 평균 나이는 67세였는데, 이 연구기간에 14,500명이 어떤 이유로 죽음을 맞이했고 4,000명 이상이 심장마비(heart attack)나 뇌졸중(stroke)으로 시달리고 있었다.

분석 결과 인생을 살면서 높은 목표(꿈)를 가진 사람들은 죽을 위험이 낮았다. 이 연구기간에 목표를 재설정한 사람들은 죽을 위험이 1/5로 줄었다. 또한 부정적인 사람들은 건강에 해를 주었고, 긍정적인 사람들은 건강을 증진시켜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Science Daily, 03 Dec 2015)

목표를 100%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크게 가지면 그것을 달성하려고 그만큼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노력과 시간이 더 들어간 만큼 오래 산다는 얘기이다. 노년에 접어들수록 꿈을 크게 꾸고 목표를 설정해야 할 것이다. 그게 긍정적인 삶과 장수의 비결이다.

흔히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거나 높은 지위를 얻어 영향력이 있는 사람에게 '성공'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특히 요즘 같이 취업난과 경제난에 고통 받을수록​ 금전적으로 안정된 삶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물론 삶을 살아가기 위해 경제력은 필수다. 그러나 그것만이 삶의 이유가 된다면 '나'라는 존재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돈'에 얽매이지 않고도 자신의 삶을 만드는 방법을 모색해보자.⑪ 어떤 면에서 이런 의식을 전제 되어야만 그나마 남은 우리인생의 진정한 로드맵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 인생의 중요한 가치 포기하면 안된다

불안감과 두려움 때문에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가족, 친구, 연인, 자녀, 주변 사람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자. 인생의 중요한 가치는 여기에 있다.

우리는 늘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끼며 산다. 자신이 갖지 못한 것만 보느라 불행해지고 자신이 가진 것은 보이지 않아 감사하지 못할 뿐이다. 감사해야 할 사람 또 감사한 일을 생각하며 일기를 써보자. 또 감사하는 마음을 매일 기록하면 작은 역사가 된다

> 추억은 행복하다

스마트폰으로 매 순간 느끼는 희로애락을 사진에 담고 글을 남기다 보면 행복은 절로 따라온다. 당신을 웃게 만드는 추억, 때론 민망한 기억의 추억, 그리고 당신을 울게 만드는 추억을 많이 만들어 보자.

또 나이가 들어도 아이처럼 호기심과 경외심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자. 험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웃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웃는 모습만큼 값진 것은 없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하다

> 친구와 건강을 잃지 말자

꾸밈없이 맘껏 웃을 수 있는 친구가 단 한 명이라도 옆에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자주 보지 못하더라도 기쁜 소식은 전해주고 힘들 때 전화로라도 응원해 줄 수 있는 우정은 평생 내게 힘이 된다.

또 모든 것을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소용없다. 우리의 모든 움직임과 생각은 내 몸에서 시작된다. 튼실한 체력이 있어야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자신의 몸을 소중히 하자.

> 욕망 대신 열정을 키우자

사명감 없이는 어떤 성공도 불가능하다. 욕망이 아닌 열정을 간직하자. 열정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삶에 자극을 주지만 욕망은 나쁜 방향으로 발을 헛디디게 한다.

또 어느 누구도 자신이 부속품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저마다 가진 재능을 드러낼 때 비로소 우리는 '나'의 존재를 느낀다. 재능을 살려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 그것이 자신을 스스로 가장 빛나게 하는 방법이다.

> 길게 보면 실패도 인생의 한 부분이다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자. 좌절하지도 말고 낙담하지도 말자. 고난을 통해 삶의 의미와 인생의 좋은 점을 발견하며 목표를 향해 다시 나아가자.

일단 노년기에 들어선 사람들은 주변의 물질적 위력이나 경제적 가난에 너무 위축되지 말고 두발로 걸을 수 있다면 자연이 선사 해주는 물 한모금만 있어도 족하다는 마음으로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웨어가 관찰한 시한부 환자들이 가장 후회하는 일을 모아 쓴 책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다섯가지(The Top Five Regrets of the Dying)』에서, 사람들이 가장 후회하는 일은 바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한 것`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시선과 기대에 맞춰 자신의 삶을 살았던 것을 후회했다. 남을 의식하는 바람에 결국 내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했다. 즉 `내 행복을 위해 노력하지 못한 것`이다. 많은 이들이 오래된 습관과 패턴에 머물러 변화를 시도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지 못했다며 자책했다고 한다.


이제 늦더라도 스스로 인생의 로드맵을 그려야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의지대로 살기 위해서이다.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은 모든 행동의 근원이 된다. 항상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인생의 가치가 무엇인지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남은 삶은 짧을 수 있다. 하지만 과감하게 도전하고 느끼자.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적절한 시기는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내가 겪은 모든 경험에서 교훈을 정리 해보자. 교훈을 통해 미래를 다시 설정하고 친구나 동료, 타인과 기꺼이 공유하자.

그리고 최근 대두되고 있는 황혼이혼의 도화선인 빈둥지증후군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빈둥지증후군을 극복할 묘안에 대해 카람 교수는 “예방이 최선책”이라며 “상대방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과 TV프로그램은 무엇인가라는 피상적인 부분부터 상대방이 평생 바란 꿈과 희망은 무엇인지 살피는 등, 배우자의 세계를 이해하고 그 세계가 잘 커나갈 수 있도록 지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카람 교수는 마치 재테크를 하듯 부부의 장기적인 비전을 세우라고 제안했다. 자녀들이 부모 품을 떠나고 난 후 어떤 결혼생활을 원하는가? 어디에서 살고 싶은가? 어떤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가? 첫째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할 무렵부터 부부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대화하기 시작하면 좋다.

카람 교수는 부부가 매주 한 번쯤은 함께 무언가를 같이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일찍부터 가지라고 권했다. 가령 함께 댄스 레슨을 받고 레슨이 끝나면 저녁을 먹는 식이다. 카람 교수는 “부부가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녀가 독립하고 난 뒤 쓸쓸하고 공허한 기분이 든다고 배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부부 사이를 가깝게 만드는 또 한 가지 방법이다. 배우자에게 내가 좋아하는 취미생활과 관심사를 이해시키고 그 활동이 나에게 왜 중요한지도 조곤조곤 설명한 후, 배우자에게도 같이 해보자고 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⑬

다행히 아직도 나는 현역에 머물고 있거나 은퇴 전 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은퇴 후 인생로드맵은 은퇴 전 ‘가족’과 함께 짜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가장이 40대에 접어들면 업무 때문에 가족과의 관계가 서먹해진다. 그런데 10여년 후면 은퇴를 해야 한다. 지금 준비해야 할 건 ‘가족과의 관계회복’이다. 은퇴 후 인생로드맵은 ‘가족’과 함께 짜야 한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지만 ‘길게 일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은퇴 후 수십 년 을 그럴듯하게 살려면 대비책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는 가족과의 관계를 확실하게 구축하는 거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은퇴 후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이는 가족이다. 그때쯤이면 환경과 주머니 사정이 크게 달라져, 가족외 인간관계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기는 어렵다. 그래서 은퇴 전 일에 몰두하느라 가족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사람들은 은퇴 후 남보다 더 남이 돼버린 가족과 ‘24시간 불편한 공존’을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장이 40대에 접어들면서 가정에서 소외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족관계는 40대부터 복원해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자산운용전문가는 인생로드맵을 어떻게 짜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식이다.

“로드맵은 1년 단위로 짜는 게 좋다. 모니터링 단계에서는 목표 달성을 위한 자산운용을 어떻게 할지 점검하고, 목표 자체를 검토해 추가ㆍ삭제하는 등 수정작업을 실시해야 한다. 자녀의 취직이나 결혼시기, 건강상태 변화 등을 세세히 예측해 로드맵에 반영하는 게 좋다.” 옳은 지적이다.

하지만 빠진 게 하나 있다. 은퇴 후 인생로드맵을 ‘가족’과 함께 짜지 않으면 모든 게 무용지물이다. 자녀가 어리더라도 그렇게 하는 게 좋다. 그래야 남편 또는 아빠의 ‘인생이모작’이 자신만을 위한 게 아니라는 점을 이해받을 수 있다. ‘인생 이모작’이 빨리 올 수 있다는 점을 부인 또는 자녀에게 자연스럽게 알리는 효과도 있다.

교육비의 사례를 들어보자. 평균적으로 남성은 31.6세 여성은 28.7세에 결혼한다. 첫째 아이는 32.8세(남성 기준), 둘째 아이는 34.7세에 출산한다. 그런데 통계상 수치로 따져보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일자리 퇴직 평균 연령은 55세다. 일반적으로 첫째 아이는 대학교 3학년, 둘째 아이는 대학교에 입학할 때다.

더구나 연금이 나오는 시기는 65세다. 어떻게든 10년 동안 가진 돈을 축내지 않고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데,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퇴직 후 자금운영 계획을 일찌감치 자녀들에게 알리고 논의해야 하는 이유다.

인생이모작은 혼자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 배우자는 물론 자녀들과도 상의해야 한다. 그래야 은퇴 후에는 이전과 같은 삶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자세가 생긴다.

소비수준을 낮추려는 노력도 그제야 시작된다. 아울러 자녀는 자신들로 인해 부모의 은퇴 후 삶이 망가질 수 있음을 깨달을 수도 있다. 그래야 은퇴한 부모와 자녀들이 안정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은퇴를 가족 모두의 문제로 여겨 함께 고민하는 문화가 필요할 때다. 은퇴는 남의 일이 아니다. 가족 모두가 책임져야 하는 일이다. 1년마다 가족이 모여 ‘은퇴 성공 로드맵’을 모니터링 해야 하는 이유다. 은퇴 후 폼나게 살기 위해선 무엇보다 가족의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가족과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 40대 가장이 먼저 ‘가족과의 관계회복’부터 서둘러야 한다.⑭








① 이용권 기자, ‘억지로 사는’ 부부들… 결혼생활 4쌍 중 1쌍 ‘해체’ 위기/ 서울대 ‘고령 연구소’ 보고서/2015 추석특집, 2015년 09월 30일

② (시카고=연합뉴스), 이혼 아닌 재결합 위한 '관리별거' 확산, 중앙일보, 2005.09.08

③ By Elizabeth Bernstein, ‘빈둥지증후군’이 황혼이혼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kr.wsj.com, 2013.07.02

④ 오윤희 기자, [월드 톡톡] "할 만큼 한 결혼생활… 각자 삶으로" 한 달 한번 꼴 만나는 日 중년부부들, 조선일보, 2016.05.11

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별거경험자 43% "별거 후 관계 나빠졌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2007.11.08

⑥ 보나르

⑦ CBS국제부 감일근 기자', 여보 사랑해요!' 일본 남편들이 달라지고 있다, 2007년 2월 5일

⑧ 준 최 객원 기자, “여보 더 사랑해주지 못해 미안해…”, 미주한국일보, 2016-09-15

⑨ 유경 프리랜서 사회복지사·<마흔에서 아흔까지>, 내 남편이 꼴보기 싫어질 때, 한겨레 21, 2006년 6월 13일

⑩ 차원용 소장/교수/MBA/공학박사/미래학자, 꿈을 크게 꾸고 인생의 목표가 있으면 오래 산다, itnews.or.kr, 2016년 1월 14일

⑪ 박다희 기자, 돈 없이도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인생철학 11가지, 인사이트, 09/24/2015, 참고해서 필자 재정리


유혜은 리포터, "이렇게 살 것을…"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5가지, [온라인 중앙일보], 2012.02.05

⑬ By Elizabeth Bernstein, 위의 글

⑭ 이호 더스쿠프 기자, 인생 이모작 망치는 ‘불편한 동거’, 2014년 10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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