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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재혼이야기]5. 아내들은 더 이상 참지 않는다

재혼/황혼재혼

by 죽비 2016. 9. 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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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재혼이야기]5. 아내들은 더 이상 참지 않는다


중장년에 접어들면서 배우자와 이별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 중 결혼 생활을 20년 이상동안 한 부부들의 황혼이혼 비율 증가가 눈에 띈다. 통계청의 ‘2014년 혼인·이혼 통계’ 자료를 보면 이혼 부부 중 혼인한 지 20년 이상 된 부부의 비중이 28.7%로 가장 많았다. 2011년까지 결혼한 지 4년 이하 부부의 이혼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2012년부터 20년 이상 된 부부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평균 수명이 연장되고 여성의 경제적 능력 향상 등으로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번 결혼은 영원한 결혼’이라는 가치관이 변하고, 가정을 유지하려는 의지보다 ‘삶의 질’을 우선적으로 여기는 풍토가 황혼이혼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여기에 단순한 부부싸움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배우자의 잘못으로 이혼을 결심하는 사람도 많다.①


"판사님도 10년쯤 뒤면 제 심정을 아시게 될 거예요. 아마 '왜 그때 그 아주머니를 이해하지 못했을까' 싶을 때가 올 거예요."


작년 10월 서울가정법원 이혼법정에 선 60대 아내 A씨가 판사에게 말했다. 그는 네 살 위 남편과 1981년 선봐서 결혼했다. 아들도 둘 낳았다. 부부간에는 33년 결혼 생활 내내 큰 분란은 없었다. 바람피운 이도 없었다. 그러나 A씨는 집에 오면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 무뚝뚝한 남편 때문에 고통받았다고 했다. 아들들이 분가(分家)한 이후 부부만 남은 아파트는 '정적(靜寂)' 그 자체였다고 했다.


"우리 세대는 한번 결혼하면 무조건 죽을 때까지 같이 살아야 한다고 배웠어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서요. 지금부터라도 행복하게 살면 안 될까요?" A씨의 말이 법정에 울렸다.②


약혼한 상태였던 빌은 결혼 생활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요령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빌은 오래도록 결혼 생활을 유지 하는 데 성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붙잡고 얘기를 나눠보려고 했다. 그러던 어느날 밤 파티에서 몇몇 친구가 어떤 노부부를 가리키며 저 부부는 50년째 행복한 결혼생활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빌은 노부부인 에게 슬며시 접근해 자기소개를 하면서 결혼을 하게 되는데 행복한 결혼 생활의 비결이 있으면 좀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노부인은 빌을 보고 말했다.


“이봐요, 젊은이. 내가 한남자랑 50년을 살았다고 누가 그러던가요? 사실 지난 50년 동안 나한테는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다우!”


빌은 몹시 당황해 하며 노부인이 첫 남편에 대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첫 남편은 아내를 분위기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 저녁식사를 할 줄 알고, 아내에게 연애편지를 쓰고, 아내와 함께 긴 산책을 즐기는 낭만적이고 자상한 남자였다. 그러나 첫아이가 생겼을 때 떠났다고 한다.


노부인은 몹시 당혹스런 상태에서 두 번째 남편을 맞아야 했다. 두 번째 남편은 책임감 있는 가장으로 돈 걱정만 할뿐 연애편지 따위는 쓰지 않았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노부인은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고 , 그래서 두 번째 남편이 자기를 떠나 세 번째 남편을 맞게 되었을 때는 몹시 혼란스러웠다.


노부인이 세 번째 남편과 네 번째 남편에 대해 얘기할 즈음, 빌은 노부인이 말하고 있는 남편이 한남자라는 사실을 알아 차렸다. 그 노부인은 한 남자와 50년을 살면서 다섯 번의 서로 다른 결혼 생활과 각기 다른 다섯 남편을 겪었던 것이다. 각각의 결혼생활에는 저마다 발단과 전개와 결말이 있었다. 그리고 그 결혼생활들은 죽음과 부활의 과정으로 연결되어 있었다.③


그런데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이런 노부인의 인내와 지혜(?)를 기대할 수가 없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조경애 부장은 “과거에 개인의 행복은 누르고 자녀와 집안, 사회적 위신을 앞세웠다면, 사회가 변화하면서 이제는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을 중시하면서 황혼 이혼이 수년 전부터 증가해왔다”고 분석했다.④


황혼이혼 증가의 가장 큰 이유로 전문가들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아내들이 더 이상 참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김진옥 서울가정법원 공보관은 “재판업무를 하다 보면 ‘자식들을 다 키워 놓고 이제는 나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아내가 많다”며 “과거 가부장적 관습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⑤


통계청 관계자도 “고령화 추세로 고령 인구 자체가 늘었고, 은퇴 후 노후 생활의 기간도 길어지자 이혼을 통해 각자 원하는 인생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⑥


황혼 이혼이 늘어난 이유는 많이 있으나 그중에서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가 큰 원인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고 부부간의 지위가 동등해지면서 결혼과 이혼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이다. 또한 기대수명 증가로 부부가 자녀를 출가시킨 후 함께 지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지만, 가부장 문화에 따른 낮은 친밀도로 황혼 이혼이 높아진 것이다. 오죽하면 '60대는 살갗만 닿으면 이혼당하고, 70대는 존재 자체가 이혼 사유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가 있을까.⑦


팸라이프 가족연구소 변화순 소장은 황혼이혼의 증가에 대해 “은퇴 이전과 이후의 삶의 변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변 소장은 “현모양처 이데올로기가 더 이상 사회적으로 통용되지 않고, 평등해진 가족법으로 경제력이 뒷받침되고, 친구나 자식들과의 정서적 관계, 소셜 네트워킹이 잘되고 있는 여성들이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남성에 눌려 살아왔던 삶에 민감해 진다”고 지적했다.⑧ 여기에다 민법 개정과 함께 도입된 재산분할 제도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송효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발표한 ‘이혼 시 재산분할에 관한 최근 판례 분석’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가정법원이 판결한 재산분할 사건 493건 중 아내에게 50%가 넘는 비율을 인정한 판결은 22.5%로 크게 늘어났다. 98년엔 5.4%, 2005년에는 9.4%에 불과했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의 이원재(사회학) 교수는 “과거 이혼을 꺼리는 결정적 이유였던 경제적 어려움이 재산분할제도 도입으로 일정 부분 해소된 점도 황혼이혼 증가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재산을 형성한 세대가 은퇴해 노년층에 접어든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아버지 재산에 욕심을 낸 자녀들이 더 많은 몫을 차지하기 위해 부모의 이혼을 부추기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임채웅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아들에게만 재산을 몰아줬거나 혼외자식이 있는 경우에는 일부 자식들이 엄마를 부추겨 이혼소송을 하게 한다”며 “남편 사망 후에는 혼외자식까지 합쳐서 비율대로 상속받게 돼 자신의 몫이 줄어드는 점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⑨


#1. 초등학교 교사였던 A씨(70·여)는 공무원이었던 B씨(73)와 1966년 결혼했다. 결혼 후 전업주부로 살면서 1남 2녀를 낳았지만 B씨의 외도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92년에는 간통죄로 남편을 고소하기도 했지만 아이들을 생각해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각서를 받고 고소를 취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갈등은 계속됐고 B씨의 폭력까지 이어지자 참다못한 A씨는 결혼 45년 만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수원지법 가사1부(부장 정승원)는 지난 7월 “두 사람은 이혼하고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5000만원과 재산 중 35%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⑩


#2. 직장생활을 하다 정년퇴직한 뒤 놀고 지내던 류모(69)씨는 최근 40여년을 함께 살아 온 조강지처로부터 느닷없는 이혼장을 받았다. 막내 아들의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갈라서자는 것이다.


아내는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며 "재산의 절반을 내 놓으라"고 요구했다. 아내 권모(67)씨 쪽의 자세는 완강하기 짝이 없었다. 10년 이상 이 순간이 오기를 별렀다는 것이다.


"승진"을 이유로 툭하면 외박을 하고 자신을 쥐어박던 남편을 언젠가는 쫓아내고야 말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화 한번 제대로 해 본 적이 없고 말만 꺼내면 "여편네가 뭘 안다고…"라며 무시당했다고 가슴속에 맺힌 말을 쏟아냈다. 게다가 요즘에는 남편의 바람끼가 노인들의 친목모임에서까지 재발했다고 한다. 이들은 끝내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고 말았다.⑪


대부분의 결혼은 함께 하기와 공유에 대한 열정으로 시작한다. 개인은 거의 사라지고, 모든 것이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삶에 종속된다. 결혼다운 결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많은 세월이 필요하며, 높은 응집력과 서로를 위하고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목표한 바의 직업적 지위를 성취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이 흘러간 뒤에. ……젊은 시절의 활력은 날아 가버리고, 반짝 거리던 희망도 없어졌으며, 직업적 목표는 달성되고 새로운 목적을 발견하기는 힘들게 된 때에, 바로 그로한 때에 오래된 질문이 새로운 다른 모습으로 휠씬 더 급박하게 다시 나타나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자기 자신을 확신하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자기 자신의 삶을 꾸리고 싶은, 새로운 종류의 열정이 등장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불가피하게 배우자를 향한 질문이 된다. “당신은 내가 누군지를 정말 아느냐?”. ……결혼을 깨어 버리는 것이 자신과 자신의 이해관계를 포기하는 것보다는 덜 위협적인 듯 보인다.⑫


그래서 오늘도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는 것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아시아투데이 한수진 기자, 20년차 부부에게 무슨 일이? 황혼이혼 증가 이유, 2015-10-29

② 최연진 기자, "행복해지고 싶다" 황혼이혼 60대에 판사는 말을 잃었다,조선일보, 2015.11.04


③ 재니스R리바인& 하워드J.마크먼, 바보들은 왜 사랑에 빠질까, 김라합 역, 해냄(2002) p.119-120

④ 김수희 기자, “이제라도 이혼 하련다”, 여성신문(1311호), 2014-10-23


⑤ 박민제 기자, "애들 다 컸으니 … " 도장 찍자는 황혼의 아내들, 중앙일보, 2013.10.21

⑥ 김철중 기자, “새 인생 살래”… 결혼 20년차 이상 이혼 급증, donga.com, 2013-04-24


⑦ 변성섭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기고]황혼 이혼, 해결책은 없는가, 경남 도민일보, 2014년 10월 24일

⑧ 김수희 기자, 위의 글


⑨ 박민제 기자, 위의 글

⑩ 박민제 기자, 위의 글


⑪ 장유택 기자, "황혼이혼/再婚 뭐 문제 되나요" .. 일본發 '나리타 이별' 급속 확산, 한국경제, 2000-09-29

⑫ 울리히 벡/ 엘리자베트 벡-게론샤임, 사랑은 지독한 혼란, 강수영외 옮김, 새물결(2002) p.128-129


#사진-pixabay /by 한국전환기가정센터포럼 다원재혼가족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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