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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어서 / [책]졸혼을 선택하는 이유<9>

나의서재/[책]졸혼을선택하는이유

by 죽비 2022. 5. 1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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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의 계기와 사례(2)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어서 / [책]졸혼을 선택하는 이유<9>

- 졸혼은 '별거'나 '황혼이혼'을 우회하는 출구전략 -

[책]졸혼을선택하는이유

 

김모(52)씨는 졸혼을 선택한 후 오히려 남편과 사이가 좋아졌다.

그는 두 자녀를 키워 놓고 혼자 지낼 시간이 필요하다며 남편을 설득해 별거를 시작했다.

김씨의 남편은 처음에는 '결혼했는데 따로 사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졸혼을 반대하다 가정에 얽매여 우울해하는 아내를 보고 결국 졸혼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김씨는 “가족이 다 같이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만나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신다”며 “같이 살 때는 서로 다 안다고 생각해 할 얘기가 별로 없었는데 따로 사니 안부도 묻고 오히려 대화를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의 남편도 “처음에는 결혼과 가정이라는 책임을 저버리는 것 같아 찜찜했지만 지금은 졸혼도 관계를 지켜내는 한 방법이라 생각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다 

결혼생활 38년째인 조은옥(여·60·서울 서대문구)씨는 올해 환갑을 맞아 큰 결심을 내렸다.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고자 '졸혼(卒婚)'을 선택한 것.

조씨는 "대학도 못가고 어린 나이에 시집 와서 40년 가까이 오롯 가정과 자식을 위해 집안일만 했다"며 "자식 농사 다 지었으니, 남은 인생은 누구에게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거 실컷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재주가 좋은 조씨는 요즘 프랑스 자수와 가죽공예를 배울 수 있는 공방에 날마다 나가고 있다.

아예 올해 안에 집에서 나와 작업실을 겸한 거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혼은 아니라고 한다.

"쿨하죠" 웃어보인 조씨는 "서로 터치 안하는 각자 생활을 하자는 것일 뿐, 여전히 남편을 사랑하고 우리 가족이 제일 소중하다"고 했다.

일요일에는 하던 대로 남편과 성당에 가고 같이 식사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결혼기념일, 명절, 기타 가족행사도 함께할 것이라고 한다.**

나는 이제 새로 얻은 자유가 좋아요.

이십여 년 동안 다른 사람들 뒤치다꺼리 하는 데 보낸 후 이젠 나 자신만 돌보면 된다는 게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몰라요.

저녁밥을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죠.

빵을 먹어도 그만이에요.

아이들은 떠났고 부모님은 아직 당신들끼리 살 만한 근력이 있으시니 지금이 내 인생의 황금기이고 이 시기를 잘 활용하고 싶어요.

인제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홀로 남겨진다는 것은 더 이상 누구에게도 소속되지 않고,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남은 인생은 하고 싶은 일들을 맘껏 즐기면서 살고 싶다

 “결혼 졸업하고 진짜 나를 찾았죠”

“가정에서의 책임과 의무는 다했다고 생각해요. 남은인생은 하고 싶은 일들을 맘껏 즐기면서 살고 싶네요.”

중년의 여인은 어느 날 가족들에게 폭탄선언을 하고 해방을 맞았다.

혼인관계는 유지하되 부부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새로운 풍속인 졸혼(卒婚).

졸혼과 동시에 인생 후반전을 만끽하고 있는 한 여성이 여기에 있다.

“‘골든 에이지’라고 생각해요.

요즘이 제인생의 황금기죠.

가정이라는 아우트라인(Outline)을 조금 벗어났을 뿐인데, 행복감은 훨씬 커졌어요.”(웃음)

이상옥씨(57)가 밴드공연 리허설 무대에서 신나게 합주를 하고 내려와 흥분이 가시지 않은 채로 말을 이어갔다.

그는 올 초부터 대전지역 중년여성들로 구성된 밴드 ‘아다지오’에서 키보드 연주를 하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의 축제 무대에도 오르고 고아원이나 교도소, 양로원 등에 공연봉사도 다닌다.

본래직업은 서양화가로, 일주일에 3번은 화실에서 그림을 그린다.

책과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모임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1년에 두어 번은 해외여행을 간다.

패키지여행이 아니라 배낭을 둘러메고 세계미술사를 찾아 떠난다.

2년 전 ‘졸혼’을 선언한 후 달라진 그의 일상이다.*****

 

>내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

서울 은평구에 사는 결혼 10년 차 박모씨(40)는 ‘졸혼 희망자’다.

초등학생, 유치원생 아들 둘을 키우는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 그는 ‘10년쯤 뒤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워놓고 나면 이 의무에서 벗어나야 겠다’는 꿈을 꾼다.

그는 “아이들도 손이 많이 가고 남편도 사회적으로 활동을 왕성하게 할 때라 나의 뒷바라지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할 수밖에 없어서 하지만 놓을 수 있는 그 순간이 온다면 남편을 설득해 졸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졸혼 하겠다는 목표가 있어 현재를 버틸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졸혼하면 글도 더 쓰고 일도 하며 내 인생의 의미를 찾고 싶다”고 했다.

그는 “주변 엄마들이 ‘애 스무살되면 이혼할 거다’ ‘애들 다 크면 나만의 뭔가를 하겠다’고 많이들 말 한다”며 “이들도 사실상 졸혼 희망자라고 본다”고 전했다.

그는 “결혼은 했지만 결혼제도에서 여성으로서 답답함을 절실히 느끼는 우리 세대에선 졸혼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아예 결혼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결혼관계를 졸업시켜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를 위한 시간을 갖고 싶다

은퇴를 바라보고 있는 박주현(55)씨는 최근 아내의 발언 때문에 충격에 빠졌다.

박씨의 아내가 ‘졸혼’을 선언한 것.

박씨의 아내는 “이제 아이들도 모두 성인이 됐으니 나를 위한 시간을 갖고 싶다”며 박씨에게 이제 각자의 삶을 살아보자고 말했다.*******

“당신은 당신이 누구인지를 발견할 필요가 있다.

당신이 느끼고 있는 것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신은 다른 북을 연주하는 사람의 북소리에 맞추어 걸어갈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북을 연주하는 그 사람이 될 필요가 있다”*******

“자발적인 고독이 삶을 이끌어가는 에너지를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혼자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혼밥, 혼술처럼 원하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 원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자발적 고독이라고 한다.

자발적으로 고독한 시간을 보내면 자신을 성찰할 수 있다.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보내면 사람들 사이에서 소모된 에너지가 충전된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알고 있지만 소통과 공감이 더 중요해진 사회에서는 함께 있는 시간의 가치만 강조한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자기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앞으로 할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불안과 스트레스가 쌓인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 혼자 있는 시간에 삶을 통제하는 힘을 얻는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계획한 대로 사는 게 아니라 삶에 끌려가는 신세가 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홀로 있을 때는 철저하게 혼자여야만 한다. 만약 친구 한 명이 곁에 있다면 자신의 반은 없다고 봐야 한다.”라고 했다.

조선의 실학자 정약용은 혜성이 얼음 덩어리라는 사실을 미국의 천문학자 프레드 휘플보다 100년이나 앞서 추측해냈다. 밀물과 썰물이 일어나는 이유가 달과 태양, 지구의 인력 때문이라는 사실도 발견했다.

그의 통찰력은 유배지에서 오랫동안 혼자 생각하는 시간에 만들어졌다.

혼자 있는 시간을 견뎌야 성장한다.

우리는 그렇게 무능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혼자서 깊게 생각하면 부족한 부분을 채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불비한 여건 속에서 혼자서 대작을 만든 예술가, 작가, 큰 성공을 이룬 기업가에게 혼자의 기술을 배운다면 누구나 훌륭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결혼생활이나 부부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 박영경 기자, 만년 부부들의 마지막 선택 '졸혼', 조용하게 빠르게 확산, 시빅뉴스, 2017.04.06

** [뉴스핌=김범준 기자], [세번째 스물②] “쿨하게” 혼인과 이혼 사이 ‘卒婚’, 2017년02월05일

*** 캐롤 M.앤더슨·수잔 스튜어트, 단독비행, 엄영래 옮김, 또 하나의 문화(1999), p.181

**** 신효령 기자, 와카타케 지사코 "사랑에 무릎꿇지마, 자유·자립이 더 중요", 뉴시스, 2018-08-29

***** 박지현 기자, 결혼과 이혼 사이, 부부의 재구성, chosun.com, 2016-11-14

******김서영 기자, [70창간기획 라이프-졸혼]헤어질 필요 없어…‘각자의 인생’ 존중하며 살면 되니까, kyunghyang.com, 2016.10.05

*******박영경 기자, 만년 부부들의 마지막 선택 '졸혼', 조용하게 빠르게 확산, 시빅뉴스, 2017.04.06

******** 알렌로이 맥기니스, 사랑과 우정의 비결, 지상우외 공역. 크리스챤 다이제스트(1996), p.271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신간] 혼자의 기술... 자발적인 고독이 삶을 이끌어가는 에너지를 만든다, 2018.11.08

 

 

https://www.bookk.co.kr/book/view/36711

 

졸혼을선택하는이유

책 소개 현대의 배우자들은 한편으로는 상대방에게 소속되고 참여할 필요성을 느끼며, 다른 한편으로는 개체적 존재로서 개인의 성장욕구를 충족시킬 필요성을 느낀다. 따라서 그들 사이에는

www.book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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