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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서재/[책]재혼전검증사항

by 죽비 2018. 9. 1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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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전검증사항




http://www.bookk.co.kr/book/view/43228

 

부부들은 결혼식장에서 그들은 서로를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고 맹세한다. 그들의 사랑은 절대로 바뀌거나 변하지 않을 것임을 서약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퓨 리서치 센터 (Pew Research Center)와 국가가족가정연구소(The National Research of Families and Households)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사랑의 맹세나 서약이 7년을 고비로, 최근에는 3년 만에 퇴색 될 수 있다고 한다.1)

미국의 유명한 가족 연구가인 앤드류 쉘린(Andrew J.Cherlin)이 1981년『결혼, 이혼, 재혼』(Marriage, Divorce, Remarriage)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했다. 1992년 출간된 개정판 서문에서 쉘린은 그동안 변환된 관계방식과 생활방식을 표현하기 위해, 책제목이 본래는 “동거, 결혼, 이혼, 더 많은 동거, 그리고 필경 재혼”이 되어야 한다고 쓰고 있다.

하지만 그런 제목은 분명 너무 길고 불편하기 때문에 옛날 제목을 그대로 둔다는 것이다. 그리고 쉘린은 점점 증가하는 다양한 생활 방식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똑똑히 보여주기 위해 다음의 가설적인 이야기로 시작한다.

 

“빌이 열 살이었을 때 그의 부모는 헤어져 이혼하게 되었다. 그는 어머니와 함께 살았고 토요일 마다 아버지를 만났다. 4년이 지나 어머니는 재혼을 했고 빌은 계부를 얻게 되었다. 18세 때 빌은 대학을 가기위해 집을 떠났고 시험 후 그의 여자 친구와 한 집으로 이사 했다. 1년 반 후 그들은 결혼을 했고 곧 아이를 낳았다. 몇 년 후 결혼 생활은 파경을 맞았다. 빌과 그의 아내는 결국 이혼했고 빌의 아내가 양육권을 얻었다. 3년 후 빌은 이전의 결혼에서 얻은 아이가 하나 있는 여자와 결혼했고, 둘 사이에서 또 한 아이를 낳았다. 빌의 두번째 결혼 생활은 그가 죽을 때까지 35년간 지속 되었다.”

 

쉘린이 덧붙이듯 이러한 생활사는 오늘날에도 딱히 평균적이거나 다수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새로운 사실은, 그것 또한 더 이상 비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이 예에서 나타난 사건 모두를 겪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결혼과 이혼과 재혼 그리고 혼전 동거의 수가 가까운 미래에 줄어들지 않는다면 그들은 많은 사건들을 겪게 될 것이다. 또 휠씬 더 많은 젊은이들이 더 복잡한 가족사를 보여줄 것이다.2)

쉘린의『결혼, 이혼, 재혼』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한 때가 1981년이었고, 새로운 흐름을 담은 개정판 서문을 쓸 때가 1992년 이었는데, 서구나 미국에서의 20~30년전 가족 이야기가 현재 우리의 상황을 반영하는 형편이 되고 있다.

 

그러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왜 사전에 오랜 교제기간을 거쳐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을까? 결혼사기의 피해자가 되는 이유에 대해 대다수 미혼남녀가 '조건 맹신'이 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비에나래에 따르면 '결혼사기가 왜 발생할까요?'라는 질문에 미혼 남성 56%와 여성 52.6%가 '조건 좋다면 맹신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순진한 사람에게 접근하기 때문', '사기꾼의 수법이 교활', '상대에게 끌리는 점이 있어서' 등의 원인이 지목됐다.3)

 

재혼시장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즉 그들의 구혼 탐색은 그들의 하나뿐인 진정한 사랑을 찾기 보다는, 자신이 재혼하려는 의도에 도움이 되는 ‘능력’ 또는 ‘자산’을 가진 사람에게 관심을 쏟는다.

자연히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그 누군가 를 찾아야 한다는 이런 강박관념이 사람 됨됨이를 살펴야 한다는 첫 번째 결혼실패 교훈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우선 결혼부터 해보자는, 그래서 결국 다시 상대방을 잘못 선택하는 빌미를 제공하는 동기가 된다.4)

 

또 싱글들이 초혼에 실패한 근본 원인으로는 남성은 ‘살면서 이해하려는 자세 부족’, ‘예기치 못한 일 발생’, ‘수준차이’ 순으로 답했고 여성은 ‘잘 모르고 결혼’, ‘궁합 안 맞아’ 등의 순이었다.

특히 결혼 전 몰랐던 사실을 결혼 후 알고 당황스러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 1순위로 남성 36%, 여성 41.1%가 ‘베일에 가려졌던 배우자 가족의 내력’을 선택했고 이어 ‘비이성적 습성과 관행’을 들었다. 남녀 모두 서로를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초혼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공감대를 보여주는 결과다.5)

꿈꾸던 이상의 사람이라 여긴 그의 실체에 직면하는 순간 자신이 생각한 그가 아니라는, 속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심리학자 찰스 로어리는 대개 결혼식을 올리고 4주 후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고 말한다.6)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쭉 부부로 함께하고 싶었다. 신 앞에서도 그렇게 맹세했지만 할 수 없게 돼 가슴이 아프다. 이제는 마음도 몸도 망가져 버린 나만 남게 됐다."

 

결혼 당시 '미녀와 야수'의 결합으로 열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미스 일본 출신의 미녀 스타 후지와라 노리카(藤原紀香 37)가 2년 만에 코미디언 진나이 도모노리(陣?智則 35)와 파경을 맞은 후 비통한 심경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처음 고백한 이야기다.7)

‘연애의 아름다운 오해’가 ‘결혼’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상황이다. '이혼의 원인은 바로 결혼'이라는 전문가의 해학적 진단이 아니어도 만연하는 이혼 속에 현대사회 결혼의 역설이 오롯이 드러나고 있는 듯하다.

 

대신 고통과 변화는 우리가 겪는 일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소중한 것이다. 이혼의 고통은 모든 방어 능력을 없애 버리기 때문에 누구라도 극도로 상처받기 쉬운 상태에 빠진다. 그러나 바로 그 극도로 상처받기 쉬운 상태가 평화와 만족의 위대한 본성을 경험하기에 가장 적합한 상태이다.8) 그래서 이혼이 처음에는 세상 끝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결코 얻지 못하는 개인적인 성장과 성숙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9) 이혼의 아픈 시간들이 보다 성숙해진 삶의 계기를 이루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그래서 성숙해진 삶의 계기를 통해, 재혼이라는 두 번째 기회를 잘 살린 경우, 대개 당사자들이 서두르지만 않는다면 결혼생활에서 겪을 여러 심각한 문제들을 미리 경험 할 수 있다. 달리 어떤 방법이 있을리 없다.10)


“ 저는 재혼한 사람입니다. 첫 번째 결혼은 실패했죠. 그러나 실패한 그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교훈이 재혼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생각건대 이 재혼 과정에서 제가 가장 지혜롭게 처신한 것은 아마도 결혼을 서두르지 않았다는 점일 것입니다. 재혼하기까지 4년이 걸렸으니까요. 그래서 나는 이제야 첫 번째 결혼에서 잘못된 그 모든 일에 대한 내 책임을 인정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랑과 결혼은 삶의 일부분일 뿐 전부는 아니다. 성공적인 결혼은 삶의 다른 여러 면들과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가에 달려 있다. 가족과 친구들과의 관계, 자녀들과의 관계, 금전에 관한 견해 차이 등을 어떻게 처리 해야 하는가, 그리고 어려울 때나 평안할 때 어떻게 함께 견디고 즐기는가에 따라 사랑이 깊어질 수도 있고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11)

 

그래서 진짜 결혼은 세심하게 기획한 결혼식 날과는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린 제 정신이 아닐 정도로 사랑에 빠졌을 때 짝을 이루고, 언제나 그렇게 눈 먼 상태일 때만큼 사려 깊고 다정한 사람으로 남겠다고 서약한다. 그러나 우리가 현실의 삶에서 눈 떴을 때 그리고 누군가의 최악까지 받아들이기로 동의하기 전에 그 사람의 최악을 볼 필요가 있다.

그 사람이 화나고, 아프고, 부당한 취급을 받고, 취약한 모습을 보아야 한다. 굉장히 이상적이지 못한 상황들을 경험해 봐야 한다12)는 것이다

 

이제 한번 맺어진 부부란 떼려야 뗄 수 없이 일생동안 지속되는 관계이다. 그것은 일단 한 번 목에 감기면 고르디아스 매듭(Gordian knot)으로 변하는 오랏줄이어서 죽음의 낫이 걸라 놓지 않는 한 풀어 버릴 방법이 없다.13) 그래서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의 지혜』를 통해서 ‘샘을 함께 길어내는 파트너’를 만나기 위한 하늘의 특별한 도움이 필요로 한다고 했다. ‘하늘의 특별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 중차대한 배우자의 만남을 우리는 지상에서 혼자 힘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우리는 두 번째 결혼, 즉 재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최근 현재의 인구 조사에서 결혼, 이혼 및 재혼 추정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중단하기로 결정한, 그래서 1990년대 이전자료를 추정하여 얻어낸 미국 인구 조사국 (Census Bureau)통계를 보면14) 이혼한 사람들의 약 75%가 이혼 후 3-4 년 내에 다시 결혼, 즉 재혼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당사자들의 바람과 달리 슬프게도 두 번째 결혼, 즉 재혼이 67%와 세 번째 결혼, 즉 삼혼의 73%가 다시 이혼으로 끝나 버리고 만다.15) 최근 우리의 경우에도 재혼가정 구성에 따른 아이들 성씨를 변경 후, 다시 재(再)이혼으로 내몰리면서 아이들 성씨를 또 변경해야 하는 문제가 통계로 잡히기 시작하고 있다. 부모가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후 재이혼, 다시 삼혼으로 이어지면서 아이의 성씨가 부모에 따라 ‘김씨’→‘이씨’→‘박씨’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재혼에서 ‘피하고 싶거나 꺼려지는 배우자상’에 관심을 가져야할 이유가 되기도 하고 이 책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1) Berit Brogaard, You Can Trick Someone Into Loving You — and 6 Other Surprising Facts About Love, TIME(time.com), Feb 14, 2015

2) 엘리자 베트벡-게른스하임, 가족 이후에 무엇이 오는가?, 박은주 역, 새물결(2005), p.37-38

3) 박종관 cbs기자, 처녀로 알았던 내 아내/전 남편과 자식이 둘이라면? "기망행위에 속아 결혼한 것은 혼인의 취소사유에 해당돼", 노컷뉴스, 2011-08-02

4) L.H.가농& M.콜맨, 재혼가족관계, 김종숙 역, 한국문화사(2003) p.70

5) 김현선 기자, 돌싱남녀/초혼 실패 원인은?, 데이터뉴스, 2013-01-14

6) 지그 지글러, 연애하는 부부, 조동춘 옮김, 큰나무(2012), p.31

7) 한성숙 기자, 후지와라 노리카 "남편 외도에 몸·마음 망가져" 심경 고백, 한국일보, 2009/03/26

8) 데비포드, 혼자 걷다, 추미란 옮김, 민음인(2010), p.16

9) By Nottage and Ward, How Smart Women Find Happiness after Divorce, nottageandward.com, March 26, 2012

10) 닐클락 워렌, 평생의 반려자를 선택하는 열가지방,김병제, 요단출판사(1996), p.28

11) 앨런프롬, 사랑 그리고 그 진실, 장말희 역, 지문사(1988), p.254

12) By Michelle Horton, 여성인 당신의 연애가 결혼으로 발전해도 좋을지 알아보는 방법 10가지(10 Ways To Know If Your Relationship Is Truly Marriage Material), 허핑턴포스트, 2015년 07월 31일

13) 세르반테스, 돈키호테의 지혜, 신정환 옮김, 오늘의 책(1998), p.95

14) Stepfamily Fact Sheet, National Stepfamily Resourcecenter(stepfamilies.info), 내용 참고정리

15) by Divorced Moms, How To Avoid Becoming A Remarriage Divorce Statistic, The Good Men Project(https://goodmenproject.com), April 1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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