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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여하는 비언어 메시지- 신경 화학 물질들(페닐에틸아민/옥시토신) / [책] 열아홉 살이 사랑을 묻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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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콩깍지가 씌었다’ / [책] 열아홉 살이 사랑을 묻다 <9>

- 사랑의 진실과 그 이해 -

 

[책]열아홉살이사랑을묻다

 

사랑은,

가장 본질적인 의미에 있어서는 ‘조건’이라는 것들에 대해여 전혀 알지 못하며 또한 매우 비이성적이다.

그러므로 일단 가슴이 열려 타인에게 깊이 빠져들게 되면,

그 관계가 어떤 모습을 취하게 되든 상관없이 그의 나머지 생애가 온통 그 사람에 의해 지배당하기 쉽다.*

 

그래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상대의 단점을 보지 못하거나 보더라도 너그러워지는 것일까?

매너가 없는 것도 터프해 보이고, 고집이 센 것도 자기 주관이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

양말을 벗어 아무 데나 던져놓아도 용서가 되고, 내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 먹고 싶은 음식만 앞세워도 서운치가 않다.

도대체 연인들의 눈에 콩깍지가 씌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사랑에 빠진 뇌 속을 보면 답이 나온다.

바로 신경전달물질인 ‘페닐에틸아민’의 농도가 상승하여 호르몬 대사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페닐에틸아민 수치가 올라가면 이성이 마비되고 열정이 분출돼 행복감에 도취된다.

여기에 흥분과 긴장 그리고 유쾌함까지 동반하니 상대의 결점이 눈에 보일 리가 만무하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쾌감 중추는 활성화되지만 인지 능력과 함께 감각 인지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페닐에틸아민은 천연 각성제로 불린다.**

셰익스피어는 썼다.

‘사랑은 눈이 멀어버리는 것’이라고.

우리는 이를 ‘콩깍지가 씌었다’고 표현한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다른 이성이 아무리 잘 나고 예쁘다 해도 ‘눈독’ 들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 사람에게만 헌신적으로 변하는 것이다.

듀오가 20~30대 미혼남녀 61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미혼 10명 중 9명(90.2%)은 이성이 마비된 듯한 ‘연애 콩깍지’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눈에 씌어 진 콩깍지가 연애결정 및 승낙에 미치는 영향력은 67.2%(남 65.6%, 여 68.7%)로 절대적이었다.

남성은 ‘연애 콩깍지’가 중증에 이르면 ‘뭐든 다 주고 싶고, 돈이 아깝지 않다(37.7%)’,

‘연인의 얼굴만 봐도 배부르다(15.6%)’고 답했다.

여성은 ‘함께라면 뭐든 즐겁다(35.3%)’,

‘방귀, 트림조차 사랑스럽다(15.5%)’고 말했다.

이 외 증상으로는 ‘시선에 아랑곳 않는 연인 자랑(10.1%)’, ‘전혀 안 보이는 단점(10%)’ 등이 있었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존 매너(Jon Maner)박사팀은 실험을 통해 “사랑에 콩 깍지가 씌워지면 다른 이성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는 것은 무의식적인 차원에서 일어나는 현상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콩 깍지’가 씌워진 사람은 모든 것에 대해 눈이 머는 것이 아니라 이성 남-녀의 얼굴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눈이 먼다는 반증이다.****

불같은 사랑의 시기가 지난 후 활발하게 몸속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옥시토신이다.

옥시토신은 서로에게 편안함을 느끼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드러내고 대화를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분위기를 형성한다. 옥시토신은 페닐에틸아민이 씌운 콩깍지를 벗겨내고 사랑을 무르익게 한다.*****

이와 관련 건국대 신경정신과 하지현 교수는 “사랑하던 남녀가 페닐에틸아민 단계에서 옥시토신 단계로 넘어가는 시기가 다를 때 애정전선에 문제가 생긴다”며 “이럴 때는 대화와 타협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연선택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비언어 메시지인 신경 화학 물질들이 어떻게 우리의 불같은 사랑에 관여하는지를 이해하면, 사랑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기대치를 쌓아 나갈 수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불필요한 감정소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 해본다.

 

 

 

* 존 웰우드 편저, 내안의 남자 그대안의여자, 이석명 역, 고려원미디어(1993), p.88

** 김보희 기자, 사랑의 콩깍지 씌우는 페닐에틸아민, brainmedia.co.kr, 2009년 06월 18일

*** 강인귀 기자, 18개월 유효한 연애 콩깍지…男 ‘데이트비 안 아까워’, 女 ‘뭘 해도 즐거워’, mt.co.kr, 2015.05.25 [듀오가 지난 4월 7일부터 5월 15일까지 전국 20~30대 미혼남녀 611명(남성 302명, 여성 309명)을 대상으로 ‘연애 콩깍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 정은지 기자, 사랑은 ‘뇌’에 콩깍지를 씌우네, 코메디닷컴, 2008.11.14

***** 김보희 기자, 앞의 글

****** 하임숙 기자, [커버스토리]연애에 빠지고픈 남녀를 위한 ‘가을 사랑 방정식’, 동아일보, 2007년 10월 19일

 

 

 

https://www.bookk.co.kr/book/view/94157

 

열아홉 살이 사랑을 묻다①

사랑을 막 시작하려는 사람들, 사회생활에 진출하는 새내기들이나 수능을 마친 고3학생들은 이제 '사랑학'을 공부할 차례이다. 어떤 면에서 이런 주제들이 학교에서 배웠던 국영수 만큼이나 중

www.book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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